`면세점 주말에 심사하면 정보 안샌다?`..관세청의 미봉책

by민재용 기자
2015.10.05 11:10:08

정보유출 차단 자체 보다는 논란 제기 막는데 치중
심사위원 명단과 심사 과정 심사 후 공개 필요

[이데일리 민재용 기자]관세청이 지난 7월 서울시내 신규 면세점 특허 심사 때 심사 결과의 사전 유출 의혹을 감안해 이번 서울 시내 2차 입찰 심사는 주말에 진행하기로 했다.

주말에 심사를 진행한다면 심사 결과 발표 전에 특정기업의 주가가 급등하는 등 심사 결과 사전 유출 의혹은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서울지역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된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027390)의 주가는 심사 결과 발표 당일 오전부터 급등해 심사 정보가 샌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하지만 관세청의 이번 주말 심사 계획은 근본적 해결은 미룬 채 당장의 의혹 피하기에 급급한 ‘언발의 오줌누기 식’ 대책이라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주말 심사 계획은 심사 정보가 새는 것 자체를 막기 보다는 심사 정보가 주식 시장에 영향을 주는 것을 피해 유출 의혹이 제기되는 것을 막자는 데 더 초점이 맞쳐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관세청은 이번 심사 때 전체 심사위원 15명 중 8명이던 민간 심사위원 수를 10명으로 2명 늘리고, 심사장에 배치하는 직원들의 개인 휴대전화기 사용을 금지하는 등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한 보완책을 마련했다.

하지만 지난 심사 때 정보 유출 의혹이 제기됐음에도 심사위원 명단을 공개하지 않는 등 의혹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심사의 공정성을 위해 심사 전 심사위원 명단을 공개하지 않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관세청은 심사 이후에도 국회의 심사위원 명단 공개 요청을 거부하며 심사 공정성 논란을 잠재우는 데 노력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과 전문가들은 심사 공정성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이번 2차 심사 때는 심사 종료 후 심사 과정과 심사위원 명단 등을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관세청은 현행 처럼 심사과정과 심사위원 명단 비공개 원칙을 고수할 방침이다.

관세청이 심사 정보 사전 유출을 완전히 막을 수 있다면 평일에 심사를 진행해도 하등 문제가 없을 것이다. 관세청의 이번 주말 심사 계획이 오히려 심사 정보 유출을 막을 수 없다는 자신감 부재에서 나온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