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사, 정부 자금유치 안간힘-WSJ

by김윤경 기자
2002.09.23 16:17:43

[edaily 김윤경기자] 미국 항공사들이 승객수 감소와 유가 인상으로 인해 어려움이 가중되자 연방정부에 긴급자금지원을 요청하고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 보도했다. 항공업체들은 9.11 테러 이후 정부로부터 자금지원을 받았었다.

항공사들의 지난 봄, 여름 승객수는 크게 감소, 8월 비행기 좌석당 매출은 2000년에 비해 17.2% 떨어졌고 지난해에 비해서도 6.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9월 들어서는 특히 9.11 테러 1주기를 맞아 비행승객수가 더 줄었다.

이에 따라 항공사 주가는 지난해 테러 당시보다도 더 바닥으로 향하고 있는 실정이다. 월스트리트의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항공산업에 대한 손실폭을 확대했고 상당수의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적자폭이 전년의 77억달러보다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델타에어라인즈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인 레오 F. 뮬린은 "매출은 회복되지 않고 있으며 그것은 단지 희망사항일 뿐"이라고 말한다.

항공사들은 연방정부에 항공 보안과 보험을 위한 비용이 많이 들고 있음을 알리고 세금혜택을 줄 것을 요청할 방침이다.

미항공운송협회(ATA)는 올해 항공사들의 보험 부담은 9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지난해 보험료 부담액은 2000만달러였다.

항공사들은 한 승객당 2.50달러가 부과되는 세금을 줄여 줄 것도 요구하고 있다. 이 세금의 규모는 연간 17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델타의 뮬린 회장과 아메리칸에어라인즈의 모회사인 AMR 도날드 카티 CEO는 최근 몇주간 국회의원들을 만나 이같은 사안을 알리는데 힘썼다.

WSJ은 의회가 24일(현지시간) 이와 관련된 공청회를 열 계획이며 항공업계 경영진들은 여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정부 지원 이전에 업계 스스로 규모를 줄이고 유연한 노동계약을 통해 비용을 절감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하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항공업계의 매출당 순부채 비율이 지난 6월말 기준으로 125%에 달해 지난 92년의 111%보다 높아졌다며 항공업계가 심각한 금융위기를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렇게 고전하고 있는 항공사들은 대대적인 감원에 나설 가능성이 있으며 미국에서만 7000명이 고용돼 있기 때문에 심각한 노동시장 혼란 또한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나이티드에어라인즈는 "발빠른 구조조정을 하지 않는한 US에어웨이즈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고 자체 전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