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북한군 사상자 3000명 이상 발생” 주장

by정다슬 기자
2024.12.24 09:33:50

언어 장벽 있어 러시아군과 부대통합 어려워
드론 등 현대전에도 익숙하지 않아
"드론전 익숙한 일부 군 귀국시 한일에 큰 위협"

접적지역에서 작업 중인 북한군 모습. 모닥불을 피워 몸을 녹이는가 하면 아궁이를 설치해 조리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아래는 야지에서 취식하는 모습이다. (출처=합참)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최근 러시아 쿠르스크에 파병된 북한군 병사 약 3000명 이상이 사상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엑스(X, 옛 트위터)를 통해 “최전선과 쿠르스크 작전 지역에 대해 시르스키 사령관으로부터 보고를 받았다”며 “현재 예비 데이터에 따르면 쿠르스크 지역에서 사망하거나 부상한 북한군 수는 이미 3000명을 넘었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북한이 러시아에 추가 병력과 군사 장비를 파견할 위험이 있다”며 “우리는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북러 협력으로 한반도에 감도는 긴장감을 언급하기도 했다. 젤렌스키는 “세계는 러시아와 북한의 협력이 커짐에 따라 한반도와 주변 지역 및 해역에서 불안이 커진다는 것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표는 앞서 발표한 우리 국가정보원의 추정치보다 높은 수준이다. 국정원은 19일 파병 북한군 중 100여명이 사망하고 부상자는 1000여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한 바 있다. 만약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표대로라면 사상자는 현재 파병된 것으로 보이는 북한군의 4분의 1에 달해 단기간 내 손실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미국 국무부는 쿠르스크에 약 1만1000명의 북한군이 파병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군이 이처럼 단기간에 사상자가 크게 발생한 원인으로 북한군과 러시아간 부대통합이 제대로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 지목된다. 다양한 변수가 발생할 수 있는 전시 특성상 임기응변한 대응이 중요한데 언어장벽이 이를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군의 경우, 올해 가을 갑작스러운 파병이 이뤄진 만큼 러시아어 학습이 충분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오스트리아 발터 파이히팅거 전략분석센터는 “장교 차원에서 의사소통이 된다 하더라도 부대 전체의 커뮤니케이션은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북한군이 현대전에 취약한 것 역시 원인으로 꼽힌다. 앞서 국정원 역시 북한군 사상자가 늘어나는 배경으로서 드론(무인전투기) 전투가 익숙하지 않은 점을 꼽았다.

다만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북한군의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한다 하더라도 일부는 실전 경험을 얻어 복귀하는 것은 틀림없다며 “드론전 등에 익숙한 정찰부대가 편성될 경우 일본이나 한국에는 큰 위협이 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