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MMF, 사상 첫 6조달러 돌파…"FOMC 앞두고 뭉칫돈 몰려"
by방성훈 기자
2024.02.02 11:25:12
연준 FOMC 앞두고 단기금리 상승 등 변동성 확대
현금 확보 수요 늘어 1월 마지막주 417억달러 유입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머니마켓펀드(MMF)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뭉칫돈이 몰리면서 총자산이 사상 처음으로 6조달러(약 7964조 4000억원)를 넘어섰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시기를 예단하기 힘들어 현금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블룸버그통신이 미국 자산운용협회(ICI)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일주일 동안 MMF에 약 417억달러(약 55조 3359억원)가 유입됐다. 이에 따라 전주까지 5조 9600억달러였던 MMF의 총자산은 6조 12억달러로 늘어났다. ICI는 “사상 처음으로 6조달러를 넘어서는 새로운 이정표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부문별로는 국·공채, 환매조건부채권(RP) 등에 주로 투자하는 정부기금 MMF에 316억달러가 몰려 자산이 4조 8900억달러로 증가했다. 기업어음(CP) 등 고위험 자산에 투자하는 경향이 강한 프라임 MMF에는 73억 2000만달러가 유입돼 자산이 9940억달러로 늘었다.
연준이 지난해 12월 금리인상 사이클을 올해 안에 종료하고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냈는데, 이는 유동성 관리에 소극적인 기업들이 자금을 MMF에 예치하는 데 기여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또 “올해 첫 달 2주 동안 MMF에서 자금이 빠져나기도 했지만 지난달 3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단기 금리가 상승하는 등 시장 변동성이 확대, 현금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도 MMF 자산 증가에 기여했다”고 전했다.
한편 연준은 지난달 FOMC에서 기준금리를 네 차례 연속 동결하며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놓은 상태다. 시장은 3월 금리인하를 기대했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3월 인하 가능성을 일축했다. 구체적인 인하 시기와 관련해선 말을 아껴 불확실성을 키웠다. 이에 투자자들은 MMF를 통해 더 오래 고금리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MMF는 단기 미 국채 등 단기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일종의 뮤추얼펀드다. 짧게 자금을 운용하는데 좋아 대기성 자금으로 여겨진다. 또 국·공채, RP 등 신용위험이 거의 없는 상품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운영하기 때문에 안전자산으로 분류된다. 연준의 잇단 금리 인상과 고금리 장기화 전망으로 시중금리가 오르면서 지난해 안정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는 MMF에 대규모 자금이 유입됐다. 기관투자자가 MMF 자산의 약 5분의 3을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개인투자자가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