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급증 속 입주 물량 ‘폭탄’까지…휘청이는 건설사

by김아름 기자
2023.01.31 11:19:45

올해 전국 공동주택 입주예정물량 44만3000호
지난해 35만6891호 보다 늘어난 수치
서울은 2배 가까이 늘어 역전세 확대 가능성↑
건설사 잔금 못받아 자금 회수 못할 수도

[이데일리 김아름 기자] 미분양이 6만호를 넘어선 가운데 올해 전국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이 늘어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전셋값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입주물량 공급까지 겹치며 새 아파트가 집중되는 지역에서는 매물적체, 전세수요 부족으로 전셋값 하락폭 확대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빈집으로 남아 있는 물량도 늘어 건설사에서 잔금을 회수하지 못해 유동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부동산원과 부동산R114는 31일 ‘공동주택 입주예정물량 정보’를 공개했다. ‘공동주택 입주예정물량 정보’는 부동산원과 부동산R114가 공동으로 생산한 것으로, 매년 반기(1월, 7월) 마다 공개시점 기준 앞으로 2년간 입주예정물량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2023년 전국 공동주택 입주예정물량은 44만3000호, 2024년은 35만3000호로 집계됐다. 지난해 (35만6891호)보다는 올해 늘어난 수치다. 특히 서울은 올해 3만3000호, 2024년 2만9000호로 내년 입주예정물량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지난해(1만8840호)에 비해서는 올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나는 것이다.



입주일자가 변경된 주요 공동주택으로는 기존 2023년 하반기 입주가 예정되었던 서울시 강남구 디에이치퍼스티어 아이파크(6000호)가 2024년 1월로 변경됐으며 공사지연 등으로 입주일자가 불분명하던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1만2000호)은 2025년 1월로 입주일이 조정됐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높은 대출 이자 부담으로 전세수요가 둔화한 가운데 입주물량이 집중된 지역은 전셋값이 큰 폭으로 내리면서 역전세가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보증금 미반환 문제로 새 아파트 잔금을 치르지 못하는 사례도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미입주 현상이 지속하면 건설사 입장에서는 잔금을 받지 못해 자금 회수를 못 하게 된다”며 “미분양과 미입주가 맞물려 건설사 유동성 문제로 최악의 사태가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