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 온다" M&A로 '포스트 코로나' 대비하는 스타트업
by김호준 기자
2021.05.02 15:48:21
반반택시, 티원모빌리티 인수…“회원 택시 13만 확보”
그린랩스, 농장 설계 업체 ‘브이하우스’ 인수
유망 스타트업 중심으로 M&A 사례 이어져
"사업고도화 및 신사업 진출 기회 포착"
| 택시 호출 플랫폼 ‘반반택시’ 그린 차량. (사진=코나투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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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택시 호출 플랫폼 ‘반반택시’를 운영하는 코나투스는 최근 1세대 모빌리티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 ‘티원모빌리티’를 인수했다. 티원모빌리티는 택시업계 자체 호출 서비스 ‘티원택시’, ‘리본택시’ 등을 운영하며 지방자치단체와 택시 조합으로부터 호응을 얻어 한때 ‘카카오택시’ 대항마로 떠오르기도 했다.
코나투스는 그간 반반택시에서 선보인 ‘동승호출’, ‘택시비 마일리지’ 등 승객 편의 기능과 안정적인 플랫폼 운영 역량을 티원택시에 접목할 계획이다. 이번 합병으로 양사가 확보한 회원 택시기사는 총 13만명으로, 전국 택시기사 50% 규모에 달한다. 회사 측은 국내 모빌리티 경쟁 국면에도 큰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자신한다. 김기동 코나투스 대표는 “앞으로 상생기반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진화하겠다”고 말했다.
모빌리티, 스마트팜 등 미래 산업 분야 스타트업 사이에서 인수·합병(M&A)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사례가 이어진다. 그동안 쌓은 사업 역량과 성과를 바탕으로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곳과 M&A를 통해 코로나발(發) 위기를 기회로 삼아 ‘포스트 코로나’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데이터농업 스타트업 ‘그린랩스’는 최근 농장 설계 자동화 기술 업체 ‘브이하우스’를 인수했다. 그린랩스는 농작물 생산부터 유통·판로개척을 지원하는 스마트팜 서비스 ‘팜모닝’을 선보이며 빠르게 성장한다. 현재 회원 농가는 약 7만개로, 지금까지 누적 투자유치 금액은 300억원에 달한다.
그린랩스는 브이하우스가 갖고 있는 농장 시공·견적 자동화 플랫폼을 스마트팜, 유리온실, 식물공장 등으로 확대 적용해 한층 전문화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신상훈 그린랩스 대표는 “농장 시공·견적 자동화 서비스에 앞장서 온 브이하우스의 서비스 지향점과 데이터농업을 추진해 온 그린랩스는 맥을 함께 하고 있어 이번 M&A를 통한 시너지도 더욱 기대된다”고 말했다.
호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스타트업 ‘H2O호스피탈리티’(이하 H2O)는 지역 기반 문화공간 조성에 주력하는 ‘리플레이스’를 인수했다. H2O호스피탈리티는 자체 개발한 예약관리시스템(PMS), 객실관리시스템(RMS)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운영 시스템을 호텔 운영에 접목하고 있다.
주로 일본에서 사업을 펼쳤던 H2O는 이번 인수를 통해 국내 지방자치단체와 손잡고 중소도시 관광 활성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H2O와 리플레이스는 현재 운영 중인 문경 화수헌과 전남 나주 도래마을, 신광마을 H2O Stay 호텔에 이어 경북 영양군의 서석지와 전라남도 2개군에 추가로 숙박시설을 열 예정이다. H2O호스피탈리티는 자체 호텔 운영시스템을 통해 숙박시설 운영 효율화를 도울 방침이다. 이웅희 H2O호스피탈리티 대표는 “H2O의 효율적인 디지털 운영 시스템과 리플레이스 한옥 운영 노하우를 결합해 지역 콘텐츠 개발 사업에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인플루언서 커머스 플랫폼 ‘핫트’를 운영하는 소셜빈은 온라인 유통사 ‘상상엔’ 지분 100%를 인수해 자회사로 들였다. 소셜빈은 유아·반려동물 용품 등을 11개 자체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핫트는 월 평균 방문자 130만명을 넘기면서 국내 대표 인플루언서 커머스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소셜빈은 이번 인수를 통해 아마존 판매 1위 식물성 프로틴 제품 ‘올게인’ 판권을 확보했다. 이외에도 부광 슈퍼크릴오일 등 다양한 브랜드를 추가로 확보했다. 아울러 쿠팡·11번가 등에서 20년 넘게 유통 경력을 쌓은 전상일 상상엔 대표를 영업 총괄실장으로 영입해 판로개척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김학수 소셜빈 대표는 “상상엔의 주력 제품인 건식 및 생활밀착형 상품과 핫트 플랫폼 간 시너지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성장성을 인정받은 스타트업들은 기존 사업 고도화나 신사업 진출을 위해서 M&A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코로나 이후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기 위한 스타트업들의 ‘합종연횡’은 당분간 더욱 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