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총리 언급한 ‘외투법’ 고용효과 ‘뻥튀기’ 논란

by박수익 기자
2013.10.29 11:26:13

[이데일리 박수익 기자] 박근혜 대통령과 정홍원 국무총리가 국회에 조속 통과를 촉구한 ‘외국인투자촉진법’의 고용효과가 과장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29일 국회 현안브리핑에서 “정홍원 총리는 ‘외국인투자촉진법만 통과돼도 2조3000억원 규모의 합작공장 착공으로 총 1만 4000명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실제 일자리 창출 규모는 50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공장 짓는데 들어가는 일용직 노동자 숫자를 포함시켜 일자리 창출로 둔갑시키는 해괴한 통계기법을 대국민 담화에 담아낸 것”이라며 “총리가 나서 국민을 기만하는 허위과장 광고의 전형적인 행태를 보인 것으로 말 그대로 공정거래위원회 고발감이고 단속대상”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정 총리는 28일 대국민담화를 통해 국회에 경제활성화·민생 법안 처리를 촉구하면서,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안(2조3000억원 규모 투자, 1만4000여명 일자리 창출) ▲관광진흥법 개정안(2조원 규모 투자, 4만7000명 고용 창출) ▲크루즈산업 지원법 제정안(1조원 이상 경제효과, 2년내 100만명 관광객 방문) 등을 거론했다.



박 대통령도 지난 22일 국무회의에서 ‘2조원 이상의 투자를 가로막고 있는 외국인투자촉진법’ 등을 언급하며 “민생을 얘기하기 전에 정부와 정치권은 먼저 이런 것들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외국인투자촉진법의 경우, 대한상의가 지난 8월 정치권에 법개정을 촉구하며 발표한 ‘정책건의서’에서도 직접고용창출 효과는 1100명(간접고용창출 효과는 3만여명)으로 예상됐다. 이에따라 정 총리가 언급한 ‘1만 4000여명 일자리 창출’이라는 표현이 자칫 정규직 일자리가 그만큼 늘어난다는 의미로 오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편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안은 외국인손자회사가 자회사(증손자회사)를 설립할 때 지분율 보유기준을 현행 100%에서 50%로 완화해 외국자본과의 공동투자의 길을 터주자는 취지로 정부·여당이 최우선 법안으로 꼽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해당 법안은 공정거래법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우회법안이며, 굳이 증손자회사 규제를 완화하지 않아도 손자회사단계에서도 가능하고, SK종합화학·GS칼텍스 등특정업체에 대한 ‘석유화학 특혜법’이라는 주장도 제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