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자수요 "살아있다"

by윤도진 기자
2009.03.18 14:32:21

은평뉴타운 미분양에 `업자` 대거 몰려
효창파크 푸르지오 분양권 `단타 매매` 성행

[이데일리 윤도진기자] 정부의 잇따른 규제완화로 부동산 시장에서 투자수요가 살아나고 있다. 내집마련을 위한 실수요자는 머뭇거리고 있는 반면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수요는 꿈틀대고 있다.

18일 서울시 산하 SH공사에 따르면 지난 17일 은평뉴타운 1지구 및 2지구 A공구 잔여분 83가구에 대한 입주자 모집에 총 2466건(부적격 제외 2432건)이 접수됐다.

평균 청약경쟁률은 29.3대 1. 주택형별로 전용면적 134㎡ 52가구에 1803명이 신청했고 101㎡(3가구)에 218명이, 167㎡(28가구)에는 411명이 몰렸다.

특히 이날 현장에는 속칭 `떴다방`으로 불리는 중개업자들이 많아 보였다는 게 SH공사 측 전언. 사실상 선착순 방식으로 분양이 이뤄지자 향후 전매 차익을 기대한 투자성 수요자들이 대거 몰렸다.

7.3대 1의 청약경쟁률로 분양흥행에 성공한 용산 효창파크 푸르지오에도 계약을 전후해 차익을 기대한 `단타성` 분양권 전매가 이뤄지고 있다.



용산구 효창동 K공인 관계자는 "주변 중개업소들이 보유하고 있는 분양권 중 상당수는 업자가 당첨자로부터 프리미엄을 주고 매입한 물건"이라며 "며칠새 1000만~2000만원의 웃돈을 얹어 되팔려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올 초 2만5000명에 달하는 청약인파를 끌어모은 판교신도시 마지막 중대형 분양의 흥행사례도 비슷한 맥락이다. 판교 푸르지오 그랑블은 뛰어난 입지와 저렴한 가격을 무기 삼아 평균 27.9대 1의 높은 경쟁률을 이끌어냈다.

이 아파트의 중대형으로만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분양가격은 3년전 분양가격에 비해 3.3㎡당 250만원 가량 낮아 시세차익을 기대한 수요자들이 몰렸다.

최근 거래가 늘어난 강남권 재건축도 실수요자보다는 중장기적인 시세차익을 기대한 매수세가 많았다는 게 지역 중개업소들의 얘기다.

강남구 개포동 M공인 관계자는 "본래 재건축 아파트라는 게 투자 성격이 가장 짙은 부동산 상품 중 하나"라며 "올초 고점대비 30% 정도 떨어지자 투자수요가 몰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