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홍수가 은행 건전성 위협…기후리스크 '재무 뇌관' 부상
by이수빈 기자
2026.05.16 08:00:00
하나금융연구소 금융경영브리프
기후리스크, 금융권 주요 재무리스크로 부상
HSBC, 기후리스크 제대로 반영 안 해 투자자 지적
"금융당국, 기후리스크 모델 점검해야"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기후 리스크가 은행의 자산건전성과 자본적정성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핵심 재무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HSBC의 기후리스크 회계처리와 감사 적절성에 문제가 제기되며 금융권의 기후리스크 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재점검 필요성이 커졌다.
15일 하나금융연구소의 ‘기후리스크, ESG 공시를 넘어 재무리스크로’ 금융경영브리프에 따르면 기후리스크가 금융권의 주요 재무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
해당 보고서가 인용한 로이터 기사에 따르면 지난 4월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은 영국 금융감독당국에 HSBC(홍콩상하이은행)의 재무제표 회계와 감사의 적절성 검토를 공식 요청했다. 은행이 기후 관련 위험 요인을 재무보고서에 충분히 반영하고 있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구체적으로 투자자들은 HSBC의 대출 포트폴리오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과 상업용 부동산 대출에 기후리스크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최대 4℃의 기온 상승이 예측되며 기상 이변이나 해수면 상승에 따라 자산가치가 하락할 수 있음에도 HSBC는 관련 영향은 최소한으로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여신 심사시 기후리스크를 제외해 화석연료 관련 대출의 수익성이 과대평가되는 반면, 저탄소 대출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되는 자본배분 왜곡 현상이 발생했다.
이 같은 사례는 기후리스크가 단순한 ESG 공시 이슈에 머무르지 않고 회계·감사의 영역까지 확대되며 핵심 재무리스크로 격상됐음을 시사한다.
투자자들은 기후리스크가 자산건전성, 자본적정성, 손실흡수능력 등 핵심 금융 지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재무리스크 요소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곧 HSBC의 사례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모든 은행과 외부 감사인의 기후리스크 관리 책임을 제도적으로 규범화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과거 기후리스크는 비재무영역의 공시 수준으로 인식됐으나 앞으로는 금융지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재무리스크로 부상했다.
기후리스크의 중요성이 커지며 기후시나리오에 기반한 민감도 분석 의무화, 자체 평가 방법론의 투명한 공시, 고강도 기후충격을 가정한 스트레스 테스트 수행 등이 필요해졌다. 이를 통해 기후리스크의 재무적 영향을 계량화하는 평가 체계를 구축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하온누리 연구원은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기후리스크 스트레스 테스트 모델의 신뢰성을 검증하고 외부 감사인의 기후리스크 회계처리 및 자산손실평가 등에 대한 감사 가이드라인을 구체화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