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정포 요격체계 개발 본격화…'K-아이언돔' 아닌 세계 최초의 무기

by김관용 기자
2022.12.14 11:50:07

北, 전 세계 최대 규모 포병 전력 보유
단시간에 다량으로 발사되는 포탄 요격해야
아이언돔 보다 높은 수준 ROC로 국내 개발
고성능 저비용의 신기술 유도탄 개발 추진
복잡하고 정교한 교전통제기술 확보도 과제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다수의 요격미사일로 방공망을 형성해 북한 장사정포를 차단하는 ‘한국형 아이언돔’ 개발이 본격화 된 가운데, 탐색 개발 체계종합 업체로 선정된 LIG넥스원(079550)은 다표적 교전 능력과 유도탄의 경제성에 초점을 맞춰 개발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LIG넥스원은 14일 발간한 사보를 통해 장사정포 요격 체계를 소개했다. LIG넥스원은 지난 달 연구개발 주관기관인 국방과학연구소(ADD)와 장사정포 요격체계 탐색개발 체계종합 계약을 체결했다. 탐색개발은 무기 연구개발 첫번째 단계다. 무기체계 주요 구성품에 대한 위험분석, 기술 및 공학적 해석,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본격적인 체계개발로 넘어갈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한다.

장사정포 요격 체계 개발 사업은 20022년부터 2028년까지 1107억원을 투자한다. 2022~2024년 탐색개발, 2025~2028년 체계개발을 거쳐 2029년부터 전력화 될 예정이다. LIG넥스원이 체계종합 및 유도탄, 한화시스템(272210)은 레이더,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는 발사대, ㈜한화는 탄두·신관·추진기관을 각각 담당한다.

2022 대한민국 방위산업전(DX KOREA)에서 LIG넥스원이 장사정포 요격 체계 모형을 전시했다. (사진=LIG넥스원)
과거 ‘서울 불바다’ 위협으로 대표되는 북한 포병 전력은 여러 발의 로켓을 발사하는 다연장 방사포와 장거리 사격이 가능한 장사정포를 포함해 2만여 문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중에서도 수도권을 위협할 수 있는 사거리 40~200㎞ 수준의 240㎜ 장사정포와 300㎜ 방사포 전력을 모두 동원하면 산술적으로 시간당 최대 1만 발 사격이 가능할 것으로 추산된다.

장사정포 사정거리에 수도권을 비롯한 국가 중요시설이 포함되기 때문에 군은 이에 대한 대응책을 고민해왔다. 하지만 요구사항을 만족하는 무기체계가 없었고, 특히 이스라엘 ‘아이언돔’ 같은 해외 무기체계 도입도 검토했지만 우리나라 환경에 적합하지 않은 문제가 있었다. 전 세계 최대 규모의 포병 전력에서 단시간에 다량으로 발사되는 포탄을 요격해야 하기 때문에 산발적이고 간헐적인 사격에 대응하는 아이언돔 보다 높은 수준을 요구한다.

국내 기술로 다표적 탐지와 추적, 다표적 동시 교전 등 필요한 기능을 모두 갖추면서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한 무기체계를 만드는 사업이 시작된 배경이다.



장사정포 요격체계는 레이다, 교전통제소, 발사대, 유도탄으로 구성된 포대로 운용된다. 평상시에는 방공지휘통제경보 등과 연동해 위협에 대한 실시간 경계태세를 유지한다. 장사정포 공격 징후를 감지하고 조기 경보를 수령하면 자체 탐지 및 추적 장비를 활용해 표적을 탐지·추적하고, 교전통제소를 통한 임무 할당으로 유도탄을 발사한다. 유도탄은 중기유도(표적 정보를 유도탄에 인식)와 종말유도(RF 탐색기로 표적을 조준)에 따라 적의 장사정포탄이 목표에 도달하기 전에 유효 사거리에서 요격 임무를 수행한다.

장사정포 요격체계는 발사 징후를 감지하고 대화력전으로 대응한다 해도 단기간에 다량의 포탄이 날아오기 때문에 주요 핵심시설을 중심으로 여러 대의 포대를 연동해 요격과 방어를 수행하는 개념으로 운용될 예정이다.

장사정포 요격 체계 운용 개념 (출처=LIG넥스원)
LIG넥스원은 이번 탐색 개발에서 원가 절감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유도탄 가격을 낮춰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보고 원가절감 TF 활동을 통해 가성비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특히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주요 구성품 중 가장 고가인 유도탄 탐색기 단가를 낮춰야 하는데, 기존에 사용하던 TWTA(진행파관증폭기) 방식의 RF 탐색기나 AESA(능동전자주사배열) 레이다 기술을 적용한 초고주파 탐색기로는 소형화, 경량화, 저비용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면서 “해외에서 도입하던 주요 부품을 국산화 개발로 대체하고, 고집적 MMIC 기반 송수신부 구성품 및 소형 고출력 SSPA 제작 과제를 수행하면서 고성능 저비용 탐색기를 구현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단시간에 날아오는 수백 발의 포탄을 빈틈없이 방어하기 위해서는 고성능 저비용 유도탄뿐만 아니라 복잡하고 정교한 교전통제기술, 다양한 구성품을 연동하고 통합해 성능을 낼 수 있도록 하는 체계종합 기술이 중요하다. 이번 장사정포 요격체계는 세계 어디에도 없는 무기체계를 개발하는 것으로 그만틈 도전적인 연구개발 사업이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