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현금사용 줄어…지난해 손상화폐 폐기량 37.2%↓

by이윤화 기자
2022.02.04 12:00:00

2021년 중 손상화폐 폐기 및 교환 실적
코로나19 장기화에 실물화폐 사용 감소
지난해 손상화폐 폐기 2조원 가량 그쳐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지난해 한국은행이 폐기한 손상화폐가 2조423억원 가량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4조7644억원 대비 절반 이상 줄어든 금액이다. 코로나19가 2년 동안 이어지며 장기화해 실물 화폐 사용이 줄어들고, 비대면 거래와 인터넷 뱅킹 등 다른 결제 수단이 늘어난 영향이다.

사진=한국은행


4일 한은이 발표한 ‘2021년 중 손상화폐 폐기 및 교환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폐기한 손상화페는 1년 전에 비해 2억3904만장(37.2%) 줄어든 4억352만장으로 집계됐다. 금액으로 따지면 2조423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절반 이상 줄어든 액수다. 2년 전인 2020년 코로나19 확산 초기 감염 방지를 위한 손상화폐 폐기 노력과 만원권 유통수명 도래에 따라 폐기 규모가 2009년 이후 10여년 만에 최대 수준을 나타냈으나, 1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손상화폐는 금융기관 등을 거쳐 한국은행으로 환수된 화폐 중 화폐정사 과정을 거쳐 손상화폐로 판정돼 폐기한 은행권(장)과 주화(개)를 합친 것이다. 이중 은행권은 만원권과 1000원권을 중심으로 3억4419만장(2조366억원), 주화는 100원, 10원을 중심으로 5933만개(57억3000만원)을 폐기했다. 이를 길게 이으면 총 길이가 5만262km(은행권 4만8919km, 주화 1343km)로 경부고속도로(416km)를 약 60회 왕복한 거리에 해당한다. 총 높이는 13만3967m(은행권 3만6505m, 주화 9만7462m)로 에베레스트산(8848m)의 15배, 롯데월드타워(556m)의 241배에 달한다.



은행권 폐기 화폐는 전년 동기 6억848만장(4조7614억원) 대비 2억6429만장(43.4%)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권종별로 나누면 1000원권(15억9600만장, 46.4%), 만원권(15억5300만장, 45.1%), 5000원권(2억5300만장, 7.3%), 5만원권(3900만장, 1.1%) 순이다. 한은 관계자는 “비현금 지급수단 발달, 코로나19 장기화 등에 따른 비대면 거래 확대로 은행권 환수가 부진한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등의 영향으로 손상화폐 폐기 규모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주화는 전년 동기 대비 2525만장(74.1%) 증가한 5933만장(57억3000만원)이 폐기됐다. 화종별로는 100원화(3억8600만장, 65.1%), 10원화(1억2700만장, 21.4%), 50원화(5100만장, 7.8%), 500원화(300만장, 5.0%) 순이었다.

화폐가 손상된 것은 부적절하게 보관되거나 화재가 난 이유가 많았다. 실제로 시장 화재로 훼손된 은행권 1억445만원을 교환하기도 했고, 수해로 인해 훼손된 은행권 4720만원을 교환하는 사례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