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S&P, SK하이닉스 등급전망 ‘긍정적’ 상향…“우호적 업황”

by박정수 기자
2021.03.31 10:35:38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반도체 수요증가
우호적인 메모리 반도체 업황…EBITDA 성장세 지속
디램 메모리 시장서 탄탄한 시장지위…점유율 28~30%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로 낸드 플래시 시장 지위도 강화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SK하이닉스(000660)의 신용등급 ‘BBB-’를 유지하고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31일 밝혔다. 또 SK하이닉스의 자체신용도를 ‘bb+’에서 ‘bbb-’로 상향 조정했다.

SK하이닉스가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반도체 수요증가와 우호적인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 힘입어 향후 1~2년 동안 우수한 영업실적을 시현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또 이러한 업황 속에서 SK하이닉스가 잉여현금흐름을 창출해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 후에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차입금 비율을 0.4~0.9배 수준으로 유지하는 등 견조한 재무지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S&P는 “SK하이닉스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메모리 반도체 수요와 가격에 힘입어 2020년 큰 폭의 실적개선을 시현했다”며 “이동제한 조치로 인해 컴퓨터, 데이터 센터, 클라우드 서버 등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디램(DRAM)과 낸드(NAND) 플래시 메모리 수요도 크게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특히 메모리 요구량이 높은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폰 판매가 가속화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2021~2022년에도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나갈 전망이다. 이에 지난해 약 31%의 EBITDA 성장과 45.6%의 EBITDA 마진을 기록했던 SK하이닉스는 올해 24~29%의 EBITDA 성장 및 47~52%의 EBITDA 마진을 기록하는 데 이어 내년에도 EBITDA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추정했다.

또 SK하이닉스는 디램(DRAM) 메모리 시장에서 탄탄한 시장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실제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디램 시장에서 28~3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42~43%)에 이어 글로벌 2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마이크론(22~25%)은 그 뒤를 잇고 있다. 디램 메모리는 SK하이닉스 매출의 70~75%,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낸드 플래시 메모리에서 발생하고 있다.

S&P는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를 통해 낸드 플래시 시장지위를 크게 강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SK하이닉스는 2017년부터 디램에 비해 크게 취약한 낸드 플래시 제품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공격적으로 투자해왔다. 이번 인수로 SK 하이닉스는 키옥시아(Kioxia Holdings Corp., 시장점유율 약 20%)를 제치고 삼성전자(약 34%)에 이어 글로벌 2 위의 낸드 메모리 사업자로 부상하게 됐으며 시장점유율도 기존 10~12%에서 22~23% 수준으로 크게 확대될 예정이다.

S&P는 “낸드 플래시 사업 규모는 커지겠지만 SK하이닉스와 인텔 모두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몇 년 동안은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부진한 수익성을 기록한 바 있다”며 “낸드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인수 이후 통합 및 사업계획을 성공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S&P는 올해 예정된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와 대규모 설비투자로 인해 2021년 SK하이닉스의 차입금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SK하이닉스의 설비투자는 2020년 약 10조6000억 원에서 2021년 11조~12조원으로 소폭 증가할 것으로 추정한다.

SK하이닉스는 인수와 관련해 2021년 말까지 약 7조9000억원을 인텔에 지급할 계획이며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은 차입을 통해 조달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의 영업현금흐름을 반영해 S&P는 인수 관련 차입 조달 추정치를 기존 6조5000억~7조9000억 원에서 4조~5조5000억으로 조정했다. 이에 SK하이닉스의 조정 차입금 규모는 2020년 9조6000억원에서 2021년말 14조~16조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S&P는 SK하이닉스의 견조한 현금흐름에 힘입어 조정 차입금 규모가 2022년 12조~13조원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SK하이닉스의 2022년 추정 영업현금흐름은 대규모 설비투자와 주주환원 지급액을 충분히 충당 가능하기에 재량적 현금흐름(discretionary cash flow)은 2조~4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한편 S&P는 “글로벌 반도체 업황 둔화, 기술개발 지연, 또는 인텔 낸드 사업부 통합 실패 등으로 인해SK하이닉스의 영업실적이 크게 악화될 경우 등급전망을 안정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며 “또 SK하이닉스의 성장전략과 재무정책(차입금 비율)이 현재 신용등급에 반영된 수준 보다 크게 공격적으로 변해 EBITDA 대비 차입금 비율이 1.0배를 상회할 경우도 등급전망을 안정적으로 조정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