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쇼크]<상>④빚내서 투자하는 개미…반대매매 증가에 손실 눈덩이

by박형수 기자
2018.02.11 17:00:00

사상 최대 규모 신용융자잔고…6일부터 빠르게 감소
물타기 나섰지만 기대했던 반등 나타나지 않아 ''전전긍긍''
3월 FOMC까진 변동성 확대…악재에 민감한 시기

[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이달 들어 코스닥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빚내서 투자에 나선 투자자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추가 매수에 나서며 평균 매수단가를 낮추는 ‘물타기’를 시도하고 있지만 기대했던 반등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반대매매도 증가하는 추세다.

11일 금융투자업계와 대신증권에 따르면 9일 기준 국내증시에서 신용융자잔고 규모는 10조 9375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달성한 지난 5일 11조 3221억원 대비 3.4%(3846억원) 감소했다. 올해 들어 지난 5일까지 빠르게 감소하던 신용융자잔고가 나흘 연속 감소했다. 지난 5일부터 닷새 동안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는 각각 6.39%, 6.32% 하락했다.

최근 국내 증시가 조정 양상을 보이면서 신용융자도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추가 상승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빚까지 내서 투자하려는 투자자가 줄어든 데다 조정 폭이 예상보다 깊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서둘러 상환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게다가 일부 종목은 주가 급락으로 주식담보비율 140% 밑으로 떨어지면서 반대매매도 나오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7일까지 코스닥 시장 반대매매 규모는 329억원으로 집계했다. 5거래일 만에 지난 1월 701억원 대비 46.9%에 해당하는 반대매매가 이뤄진 셈이다. 특히 지난 6일 정규장 시작 전에 나온 반대매매 물량은 130억원에 달했다. 전날인 5일 코스닥 지수가 4.59% 급락하면서 반대매매가 급증했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급락했지만 단기 급반등 가능성이 크지 않다”며 “적어도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린 즈음까지는 이전보다 매서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에 대한 우려가 가격에 반영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올 초까지만 해도 코스닥 지수 1000선 돌파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이달 들어 기대보다는 우려가 큰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개인 가운데 일부는 물타기를 통한 손실 만회 전략을 이어가고 있지만 기대했던 반등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달 들어 신용융자잔고가 빠르게 늘어나는 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잔고가 100만주 이상인 상장사로는 에스에프씨 에쎈테크 이화전기 라이브플렉스 덕신하우징 등이 있다.

에스에프씨 신용융자잔고는 지난 1일 128만주에서 지난 9일 175만주로 36.7% 늘었다. 빚내서 에스에프씨 주식을 사는 투자자가 늘었지만 주가는 18.4% 하락했다. 라이브플렉스는 같은 기간 신용융자잔고가 41.0% 급증했지만 주가는 19.7% 내렸다. 추가로 주가가 하락할 땐 반대매매가 이뤄질 수 있는 상황이다.

반대로 최근 신용융자잔고가 감소한 상장사 대다수가 주가 하락을 경험하고 있다. 위지트는 지난 1일 907만주에 달했던 신용융자잔고가 지난 9일 484만주로 줄었다. 주가는 16.1% 하락했다. 썸에이지도 207만주에서 147만주로 29.1% 감소하는 동안 주가는 12.8% 내렸다.

에이티넘인베스트는 신용융자잔고가 44.5% 감소하는 동안 주가가 25.5% 급락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3월 FOMC를 통해 연준의 통화정책 스탠스와 장기 금리 목표치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된다면 시장은 한결 편안한 상황이 될 있을 듯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리 변화에 대한 시장의 민감도가 다소 높게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며 “아직 변동성 구간이 마무리 된 것은 아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