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기업도 판다본드 발행한다…중·일 경제협력 물꼬
by김인경 기자
2017.12.21 10:31:18
[베이징= 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일본 기업이 중국 본토에서 위안화 표시채권인 일명 ‘판다본드’를 발행할 수 있게 된다.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과 중국의 관계 개선 기류가 금융으로 퍼지고 있다며 양국이 오는 22일 판다본드 발행을 위한 정보를 교환하고 발행 허가 작업을 밟아나갈 것이라 보도했다.
일본 기업의 중국 현지법인이 위안화 표시 채권을 발행한 적은 있지만, 일본에 본사를 둔 금융기관과 사업회사가 판다본드를 발행한 예는 없다. 양국 정부는 지난 2011년 12월 원자바오 중국 총리와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가 만나 포괄적 협력에 합의하고 경제분야 교류를 확대하기로 한 바 있다. 그러나 이듬해 9월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댜오) 영토문제에 부딪히며 판다본드 발행은 지지부진한 상태를 이어왔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시진핑 2기 지도부가 출범하고 아베 신조 총리가 중국이 추진 중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에 적극적인 참석 의지를 보이며 중일 관계는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미쓰비시도쿄UFJ은행과 미즈호은행이 판다본드 발행을 위해 이미 중국 당국에 인가를 신청을 한 상태다. 두 은행은 인가를 받으면 최대한 빠른 시일에 채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두 은행은 판다본드 발행이 사업확장의 기회라고 판단하고 있다.
판다본드 발행이 가능해지면 일본 기업은 현지 자금을 조달해 환율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게다가 일반적으로 현지법인보다 일본 본사가 신용등급이 높기 때문에 조달 금리도 낮출 수 있다.
중국 입장에서도 위안화 국제화에 활력을 불어넣고, 중국 채권시장에 해외 기관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현재 중국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세제 개편으로 자금유출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고 이에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한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판다본드 외에도 양국이 위안화와 관련한 협력을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 매체는 “서로 교류했을 때 장점이 있는 금융분야를 바탕으로 협력을 시작으로 중일 평화우호조약 체결 40주년이 되는 내년 아베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상호 방문이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