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들 "윤활기유 수익 짭짤하네油~"

by한규란 기자
2011.12.12 14:51:27

윤활기유 사업, 수익성·성장성 높아 정유사 `효자노릇`
정유사들 사업확대 하느라 `분주`

[이데일리 한규란 기자] 지난달 4일 스페인 마드리드에 있는 에너지기업 렙솔 본사. 최태원 SK(003600)그룹 회장과 안토니오 브루파우 니우보 렙솔 회장은 스페인 남동부해안에 `그룹3 윤활기유 합작공장`을 짓기로 합의했다.

"윤활유를 글로벌 일류상품으로 키워나가겠다." 이날 윤활기유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최 회장의 의지는 확고했다. SK의 윤활유 사업은 지난 2001년 3418억원의 매출을 기록, 국내 업계 최초로 매출 3000억원 시대를 열었다. 지난해에는 매출 2조34억원을 올려 10년 만에 7배 가까운 성장세를 기록했다. 그만큼 수익성과 성장성이 뛰어나다는 의미다.
 
스페인 합작공장은 오는 2014년 완공돼 하루 1만2000배럴의 윤활기유 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회사 측은 고급 윤활기유인 그룹3 윤활기유 수요의 40%가 유럽에서 나오기 때문에 시장 점유율을 한 단계 높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 SK가 지난 2008년 준공한 인도네시아 두마이 제3 윤활기유 공장

이처럼 국내 정유사들은 최근 너나 할 것 없이 윤활유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윤활유 사업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윤활기유 쪽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윤활기유 사업은 높은 수익성을 기반으로 정유사의 숨은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역할을 하고 있다. S-Oil 관계자는 "미국이나 유럽 등 세계 자동차 수요가 늘면서 사업의 성장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3분기 정유사의 실적을 빛낸 주인공은 정유가 아닌 윤활유 부문이었다. 정유 부문에 비해 매출 규모는 작지만,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영업이익률은 10배 가량 높았다. S-Oil(010950)의 윤활기유 부문 영업이익률은 30%를 웃돌았으며, SK이노베이션(096770)의 윤활유 부문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의 3분기 영업이익률도 29%에 달했다. 반면 정유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0~3%에 그쳤다.

이같이 `돈 되는` 윤활기유 사업에 투자하려는 정유사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SK루브리컨츠는 지난 8월 일본 JX에너지와 손잡고 울산에 하루 2만6000배럴의 생산 규모의 윤활기유 공장을 짓기로 했다. GS칼텍스는 동펑윤활유 등 중국 업체와 협력,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섰다. S-Oil은 수출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이 회사는 현재 윤활기유 생산량의 66%를 3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S-Oil 관계자는 "향후 고급 윤활기유 수요가 많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도 안정적인 판매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