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찾은 민주당 "尹, 농민 내팽개치고 878억 영빈관 지어"

by이수빈 기자
2022.09.16 12:35:51

16일 전북 현장 최고위원회의
박홍근 "정부, 쌀 시장 문제 대책 없어"
한병도 "전북, 이중 삼중 차별…지원 부탁"
최고위원 `尹 때리기` 공세 이어가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16일 전북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쌀값 안정 등 지역 현안을 챙겼다. 현장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여는 것은 지난 광주에 이어 두 번째로 ‘호남 민심 챙기기’의 연장선이자 ‘전북 홀대론’을 달래기 위한 취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16일 전북 전주시 전북도청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전북 전주시 전북도청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이 농민이라고 피해 갈 리 없건만 구조적 쌀 시장 문제를 해결할 정부는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전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법안소위에서 쌀값 정상화 법안을 의결한 것을 언급하며 “삭발, 단식에 피눈물 흘리는 농민 앞에서도 국민의힘은 의결을 거부하며 모두 기권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생에 무한책임이 있는 여당이 대체 무엇을 위해 정치하는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쏘아붙였다.

특히 전북 최대 현안으로 꼽히는 ‘쌀값 안정화’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원내 1당으로서 정기국회에서 양곡관리법 처리를 마무리 짓겠다”고 약속했다.

전라북도 도당위원장인 한병도 의원은 “전북은 광역시가 없다는 이유로 정부의 초광역 메가시티에 소외됐고 제주나 강원처럼 특별자치도 지위도 얻지 못해 이중, 삼중으로 차별받는다”며 전북 민심을 전했다.

이어 그는 “갯벌 세계자연유산 보전본부 유치, 금융 중심지 지정, 공공의대 설치 등 전북 현안이 잘 풀릴 수 있도록 많은 지원과 관심을 부탁한다”고 민주당의 과제를 제시했다.

윤석열 정부를 향한 공세도 이어갔다. 박 원내대표는 “정부가 2023년 예산안에 900억원 가까운 영빈관 신축 예산을 슬쩍 끼워 넣었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 앞에 호언장담한 이전비용 496억원은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이 한 손으로는 국민 혈세를 펑펑 쓰면서 다른 한 손으론 민생예산을 쥐어짠다”며 “민주당이 요구한 국정조사 필요성이 더 확고해졌다”고 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윤석열 정부는 태양광 사업을 털면서 전 정부의 꼬투리를 또 잡으려 하고 있다”며 “(대통령은) 검찰총장처럼 수사 가이드라인을 준다는 오해를 받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농업인의 절박한 요구와 삶을 내팽개치고 900억 새 영빈관을 짓는 게 공정과 상식에 맞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박 최고위원은 “홍군, 폭군, 망군 시대에 왕은 자신만을 위한 궁전과 무덤을 짓기 위해서 백성을 수탈하고, 신하들은 본인의 이권을 챙기기 위해 백성의 재산을 뺏는 일이 벌어지곤 했다”며 “말로만 듣던 일이 우리 눈앞에 버젓이 벌어지려 한다”고 꼬집었다.

서영교 최고위원도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농민이 죽어가는데 뒤로는 영빈관 예산이나 집어넣으면서 도대체 뭐하나”라고 물었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역대급 태풍 ‘힌남노’로 포스코와 협력업체들이 막심한 피해를 입었다”며 “윤석열 정부는 철강 수해 복구 및 수급점검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해 피해 기업에 으름장을 놓고 있다”고 했다. 그는 “예정에 없던 브리핑으로 인해 포스코가 피해규모를 의도적으로 축소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게 됐다”며 “포스코 경영진 교체를 위한 트집잡기 인지 강한 의심이 든다”고 했다.

이날 모두발언을 마친 뒤 이 대표는 지도부에 남원 공공의대 설립과 관련한 상황을 묻고 빠르게 시행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을 만난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남원 공공의대 설립과 관련해 “여야 합의로 처리하도록 최선을 노력을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