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3번 연속 자이언트스텝 밟을 것"

by장영은 기자
2022.09.08 11:40:03

잭슨홀 심포지움 이후 이달 자이언트스텝에 무게 실려
연준 관계자들도 부인 안 해…연말 美 금리 4%수준 전망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번 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실업률을 증가시키더라도 인플레이션을 잡겠다고 공언한데다, 연준 인사들도 자이언트스텝 전망을 지지하거나 ‘무언의 긍정’을 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 AFP)


파월 의장은 지난달 26일 잭슨홀 심포지움에서 가진 연설에서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을 만큼 금리를 올리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업률 상승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를 더 올리고, 인플레이션 완화가 확인될 때까지 높은 수준의 금리를 상당 기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팀 두이 SGH 매크로 어드바이저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파월의 (잭슨홀) 연설은 연준이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데 부족할 것이라는 인상을 남기고 싶지 않아 한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연준의 강경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이번달에도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잭슨홀 연설 이전까지만 해도 9월 FOMC에서는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이 나올 가능성도 거론됐다. 이미 2번 연속 자이언트스텝을 밟은데다 7월 미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월에 비해 둔화됐기 때문이다. 이번달은 다소 보폭을 줄이고 남은 두 번(11월, 12월)의 FOMC를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었다.



하지만 최근 연준의 분위기는 인플레이션 고착화를 막기 위해 초반에 선제적·공격적인 대응을 한 뒤 이후 인상폭을 줄이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준 2인자인 레이얼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이날 경제 활동을 둔화시킬 수 있는 수준으로 금리를 인상하고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WSJ은 전했다. 연준 고위 인사들은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현재보다 1.5%포인트 높은 4% 수준까지 올릴 필요성을 시사하고 있다.

WSJ은 “연준 관계자들은 오는 20~2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최근 발표한 공식 성명과 인터뷰 등에서 이번에도 0.75%포인트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을 뒤엎기 위한 노력을 거의 하지 않고 있다”고 짚었다.

연준 내 대표적인 매파 인사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난달 인터뷰에서 9월 0.75%포인트 금리인상에 찬성한다며 “금리인상은 빠르게 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지난주 인터뷰에서 “연말까지 금리를 대폭 인상할 필요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면, 어떤 회의에서든 (큰 폭의 금리인상을) 결정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 수가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며 31만5000개 증가했다는 최근 고용보고서도 이번달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을 키운다. 최근 고강도 긴축과 경기 둔화 우려에도 미국 노동시장이 여전히 강하다는 의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보는 전망은 이날 오전 82%를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 들어 가장 높은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