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표 '한걸음모델' 공유숙박·산림관광 상생안 만든다
by이명철 기자
2020.06.04 10:02:41
사회적 타협 메커니즘 ‘한걸음 모델’ 후보 선정
전문가·관계부처가 중재…복수 상생안 만들어 합의
정부 규제 개선 뒷받침…필요시 재정 지원 실시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도심과 농어촌의 공유숙박과 산림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가 상생모델을 만든다. 이해관계자와 전문가들이 조정기구를 통해 합의안을 도출하고 정부는 중재 역할을 하며 필요 시 제도 개선이나 재정 지원을 실시할 예정이다.
기획재정부는 4일 오전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제2차 혁신성장전략회의 겸 제21차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사회적 타협 메커니즘인 ‘한걸음 모델’ 구축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차 혁신성장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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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유경제가 활성화하면서 우버, 타다, 에어비앤비 같은 새로운 사업자들이 증가하고 있지만 기존 사업자들의 반발과 진입규제 등으로 성장이 쉽지 않은 상태다. 정부는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서비스 등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한걸음 모델을 통해 이해관계자간 갈등을 조정하고 규제 혁신에 나설 예정이다.
홍 부총리는 “신산업·신사업 영역에서 이해관계 갈등으로 도입이 지연되는 경우 당사자간 양보와 정부 지원으로 상생하는 사회적 타협 메커니즘”이라며 “도심 내국인 공유숙박, 농어촌 빈집 개발활용, 산림관광 3개를 후보과제로 선정해 연내 성공사례를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국내 관광 활성화를 위해 내국인도 공유숙박에 숙박할 수 있도록 관광진흥법 개정을 추진 중이지만 영업권 침해를 주장하는 기존 숙박업계와 지역주민의 소음·안전문제 우려로 지연되고 있다.
농어촌 빈집을 활용한 공유숙박도 기존 농어촌 민박업자들의 반발과 농어촌 거주·소유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 규제가 어려움으로 지목된다. 산악열차나 케이블카 등 산림관광 활성화 방안은 산림 훼손을 막기 위한 규제에 가로막힌 상태다.
한걸음 모델은 각 사안별로 중립적 전문가, 이해관계자, 유관부처 등을 포함한 상생조정기구를 구성한다. 전문가 면담을 통해 갈등 구조를 명확화하고 무제한 토론(해커톤 등)이나 국민 참여(설문조사·투표 등)를 통해 의견을 교환하게 된다.
| 한걸음 모델 상생 메뉴판 예시. 기획재정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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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구는 전문가 중재를 바탕으로 여러 대안들이 담긴 ‘상생 메뉴판’을 마련하고 당사자간 합의로 상생안을 도출할 예정이다. 상생 메뉴에는 사업자들간 협동조합을 만들거나 신규 사업자의 초과 이익 공유, 자체 상생기금 조성, 영업일수·공급량 제한, 부담금 부과 같은 다양한 내용들이 포함될 수 있다.
해외에서도 미국은 에어비앤비와 우버에 부담금이나 기여금 등을 부과하고 있으며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에어비앤비 이용객 1인 1박당 2.25유로를 관광세로 납부토록 했다. 일본은 공유숙박 영업일수를 연 180일로 제한하고 있다.
정부는 당사자간 상생 합의를 전제로 필요 시 재정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신규사업자 등이 조성하는 자체상생기금에 정부가 출연하거나 인프라 투·융자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기존 사업자에 대한 보상은 당사자간 합의·분담이 원칙이지만 공공성이 인정될 경우 정부도 보조 지원한다.
3개의 후보 모델은 이달 중 상생조정기구를 구성하고 이해관계자간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달 10일에는 우선 적용과제에 대한 구체적 실행계획을 마련하기 위해 관계부처 킥오프 회의를 연다.
기재부 관계자는 “상생안에 따라 재정지원이 필요한 경우 내년 예산에 관련사업 반영을 추진하고 한걸음 모델의 제도화 방안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