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미의 도시바, 재건책도 상장폐지 벽 막혀”-닛케이

by김형욱 기자
2017.03.15 09:38:42

“반도체 고가 매각 어려울수도”
해외 매각 부정 여론도 발목
15일 장 초반 주가 7%대 급락

/AFP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일본 도시바(東芝)가 14일 지난해 12월 드러나 7조원대 손실을 메우기 위한 재건책을 발표했으나 현지 언론은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회생 계획이 상장폐지에 막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또 부실의 출발점인 원전 자회사 웨스팅하우스 과반 지분 매각과 반도체 부문 분할 후 과반 지분 매각 계획도 차질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15일 “웨스팅하우스를 매각하더라도 반도체 부문 매각, 도쿄증권거래소 상장 유지 심사 합격이라는 장애물이 기다리고 있다”며 “상장 폐지로 자금 조달 길이 막히면 은행권의 자금 지원까지 막히며 재건책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도시바는 이미 지난 2015년 9월 회계부정이 발각되며 손실을 본 데 이어 도쿄증권거래소로부터 주의 종목으로 지정됐으며 지난해 12월 그 기한이 연장됐다. 도시바는 15일 거래소에 내부 관리체제에 대한 확인 서류를 제출하지만 심사 과정이 신규 상장에 버금갈 정도로 엄격하다는 게 닛케이의 설명이다.

반도체 분사 후 과반 지분 매각 계획 역시 SK하이닉스(000660)나 대만 훙하이(鴻海)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어 매각 자체는 어렵고 성사 땐 1조5000억~2조엔(15조~20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수혈할 수 있지만 이 역시 장담할 수 없다고 닛케이는 분석이다. 닛케이는 투자사 관계자를 인용해 “스마트폰 호황이 계속 이어지리란 보장이 없는 만큼 현재의 높은 가격에 응찰이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경제단체인 게이단렌(經團聯)을 중심으로 ‘일본의 기술과 인력이 국외로 유출된다는 우려’가 확산하는 것도 해외 매각에 발목을 잡는 요소라는 지적이다.

도시바의 주가는 이미 지난해 12월 이후 급락 시가총액이 1조엔(10조원)에 못 미친다. 대만 훙하이에 인수된 샤프의 절반도 안 된다. 14일 재건책 발표로 소폭 반등하기도 했으나 15일 장 초반인 오전 9시15분 현재 주당 200.6엔으로 전날보다 7.09%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