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접었다 폈다' 폴더블 시장 내년 맞대결

by성문재 기자
2015.09.10 10:31:26

IHS "내년 폴더블 비중 24%, 2020년 50% 돌파"
업계, 폴더폰 경험 살려 2013년부터 개발 진행
"폴더블 제품 출시, UI·실수요 등 충분히 고려"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이르면 내년 폴더블(Foldable·접을 수 있는)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스마트폰 또는 태블릿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 산업에서 플렉서블 기술력을 이미 갖춘 삼성과 LG가 그 선봉장이 될 전망이다.

플렉서블의 초기 단계인 커브드(Curved·휘어진) 디스플레이에서 한차원 더 나아간 폴더블 기술이 스마트 기기에 접목된다면 성숙기에 접어든 스마트폰 시장에서 신규 수요를 낳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10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세계 시장에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패널 출하량 가운데 폴더블 디스플레이 비중은 올해 0%에서 2016년 24.4%로 급증한 뒤 꾸준히 늘어 2020년에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가운데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의 품목별 비중 추이(출하량 기준, 자료: IHS)
강민수 IHS테크놀로지 수석연구원은 “패널업체 및 세트업체들의 폴더블 제품 출시 목표가 2016년으로 맞춰져 있다”며 “새로운 플렉서블 디스플레이가 출시될 경우 플래그십 모델에 적극 채용되면서 비중이 급격하게 증가해온 전례를 비춰볼 때 폴더블의 내년 점유율을 4분의 1 이상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세계 출하량은 2016~2020년 사이 연평균 58%의 성장률을 기록해 2020년에는 1억8000만 장에 달할 것으로 IHS는 내다봤다.

잘 깨지지 않으면서 가볍고 얇고 휴대성이 뛰어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는 크게 커브드, 벤더블(Bendable·구부릴 수 있는), 폴더블, 롤러블(Rollable·돌돌 말 수 있는) 등 4가지로 분류된다.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들과 완제품을 생산하는 세트 업체들은 이미 지난 2013년부터 폴더블 디스플레이 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디스플레이의 경우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034220) 모두 플렉서블 구현에 가장 적합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기반으로 이미 폴더블 디스플레이 시제품을 선보였고 부품·소재 공급 업체들은 커버윈도를 대체할 연성소재, 유리기판을 대체할 플라스틱 기판소재, 반복적인 접힘을 견뎌내는 터치패널 등의 개발을 공동으로 진행해왔다.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는 지난 2013년 10월과 11월 각각 ‘갤럭시 라운드’와 ‘G플렉스’를 출시하며 플렉서블의 첫 단계인 벤디드(구부러진) 스마트폰을 선보인 바 있다. 이후 삼성은 엣지 디스플레이를 통해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폴더블 제품의 콘셉트, 케이스,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등에 대해 확실한 방향성이 없고 수요 측정이 어렵다는 점은 패널 및 세트 업체들을 망설이게 하는 부분이다. 기술적으로는 제품화하는 것이 숙제이지만 더 중요한 문제는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상품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적용하는 제품에 대해 다양한 각도에서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접혀지는 부분에 대한 내구성·신뢰성, 사용자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사용자 인터페이스(UI) 구성과 적합한 콘텐츠, 실제 제품 수요 등을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의 플렉서블 OLED 제품. LG디스플레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