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李 원안위 위원장 "신고리3호기 점검해봐야"
by이지현 기자
2013.05.28 13:38:20
신고리3호기 완공시점 맞춰 밀양 송전탑 건설 영향 미칠 듯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밀양 송전탑 공사로 진통을 겪고 있는 신고리 3기와 내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인 신고리 4호기에도 불량 케이블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28일 오전 서울 광화문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열린 긴급 브리핑에서 이은철 위원장은 “‘신고리 3·4호기 안전등급 케이블 위조’ 제보를 받아 가동 중인 신고리1·2호기와 신월성 1호기에 대해 우선 조사한 결과 시험성적서가 위조된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시험성적서가 위조돼 설치된 제어케이블은 원전사고 발생 시 원자로의 냉각과 원자로 건물의 압력 저감 및 방사선 비상시 외부로의 격리 기능을 담당하는 안전설비에 동작신호를 전달하는 케이블이다.
국내 시험기관이 해외 시험기관에 의뢰해 원자로 냉각재가 상실되는 고온·고압의 환경에서 기기가 제대로 가동하는지를 확인한 결과 이 케이블은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이에 해외 시험기관에서 발행한 시험성적서를 국내 시험기관이 위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원안위는 문제가 드러난 신고리 2호기와 신월성 1의 가동을 전면 중단하고 정비중인 신고리 1호기는 정비 기간을 늘리고 시험운행 중인 신월성2호기는 재점검에 들어가기로 했다.
오는 12월 가동을 추진 중인 신고리 3호기에 대해 이은철 위원장은 “시험결과는 긍정적이었지만, 시험 조건을 위조한 부분이 드러났다”며 “아직 공사가 진행 중이라 가동 시기가 더 미뤄질지 여부는 알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은철 위원장의 일문일답이다.
▲문제가 된 원전 재가동에 시간이 얼마나 걸리나
-일부 케이블에서 결함 발견됐다. 대부분 국내에서 시험을 했는데, 극한 상황을 시험 하기 어려웠던 모양인지 캐나다에 있는 외부기관에 의뢰했다. 그 결과 실패로 나타났는데 (국내 시험기관이) 일부 성공한 부분을 부각해 자료를 제출했다.
케이블은 한 호기당 5㎞가 넘는 많은 양이다. 확보에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성능 만족 여부를 확인까지 두 달정도 걸릴 것 같다. 원전에 설치된 것에 대한 안전성 확인도 필요하다. 적어도 5~6개월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6개월 이상이 걸릴 수 있나
-신월성 2호기는 건설은 다 끝나있었다. 안정성 심사과정에서 영광 5~6호기 문제까지 조사하기 위해 원래 서 있던 거다. 신고리 1호기는 정비 완료단계에 있었는데 이 문제가 터져 정비기간을 연장해 (문제가 된 케이블을) 교체한 후에 가동할 예정이다. 정비 교체 인력이 어떻게 확보되는지에 따라서 시간 지연 여부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이에 대해 어떻게 조치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
▲제보 사실을 확인한 시점은
-제보를 받은 것은 4월 26일이다. 5월2일에 한국수력원자력에 사실을 통보했다. 외국 검증기관에 원본 확인하기 위해 보내줄 것 요청해 5월 20일에 확보했다. 검증결과 22일에 위조사실 발견이 확인됐다. 그때부터 조사 중간현황을 보고 검토를 많이 했고 계속운전 여부 검토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걸렸다. 어제 아침에 확인됐다. 원래 브리핑을 바로 할 예정이었다.
▲제보받기 이전에는 불량부품 사용 몰랐나
-영광 5~6호기에서 생긴 문제를 확인하기 위해 다른 원전까지 확대해 조사하고 있었다. 업체에서 제출한 서류 중심으로 조사 쭉 해왔다.
이번조사는 서류는 맞는데, 검사기관에서 위조해 제출하는 바람에 발견하기 힘들었다. 물품을 사올 때 제출한 서류를 확인하는 게 1차적인 검증이다. 재검증하는 거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이 과정 원안위가 개입하는 것은 어렵다. 현재 전력회사 책임으로 돼 있는 상태다. 이번에 위조사건이 난 만큼 규제기관에서 나서서 철저하게 조사해 나가겠다.
▲신고리 3호기는 문제 없나
-신고리 3호기는 시험조건을 위조했다. 시험결과는 상당히 긍정적으로 나왔다. 만약에 그게 합격한다면 신고리 3호기는 차질이 없겠지만, (조사하는데) 시간이 필요할 거다. 확답을 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
▲앞으로 같은 사례 또 있을 수 있나
-가능성 있을 수 있다. 그 부분에 대해 추가로 점검해 나갈 계획이다.
▲앞으로 다른 원전도 조사하려면 원본 확보해야 할텐데 원전 줄줄이 다 설 가능성 있나
-안전 문제 생기면 그때는 그런 것도 고려할 생각이다. 서류 자체를 완벽하게 위조하면 잡아낼 방법이 없다. 규제기관 인력이 부족한 상태고 원천적으로 들어가서 조사하기는 벅찬 실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사전 조율 있었나
-조율은 없었다. 어제 안전성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브리핑 (결정) 하는데 시간이 필요했다. 산업부와의 조율은 전혀 없었는데, 이 보고를 청와대에는 했다.
▲위조한 직원에 대한 문책은
-직원에 대한 처벌 문제는 해당 기관에서 조치 취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