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MB 많이 닮은 `부동산정책`

by문영재 기자
2009.08.19 14:00:23

[이데일리 문영재기자]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여러 공적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정책에 있어선 과도한 규제완화로 집값 급등을 초래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헌정 사상 첫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룬 김 전 대통령의 부동산정책은 `규제완화`에 방점이 찍혀있다. 환란 직후 경제회복이 급선무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환란 이후 DJ정부 때와 금융위기 이후 MB정부의 부동산정책이 여러모로 흡사하다고 지적한다.



DJ정부가 가장 먼저 취한 부동산정책은 `수도권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 자율화('98년 1월)`였다. 같은해 12월에는 수도권 민간택지 뿐만 아니라 공공택지 중 85㎡초과(25.7평) 중대형 아파트에 대해서도 분양가를 전면 자율화했다. 분양권전매제한 폐지도 이때 이뤄졌다.

또 공급정책은 장기임대주택 100만가구 건설(2002년 4월), 판교신도시 건설(2002년 9월) 등에 그쳤다.

김 전 대통령은 집권 후반기(2002년)에 들어서 시장이 과열양상을 띠자 규제강화로 선회했다. 부동산투기억제 및 지가안정 종합대책을 필두로 주택시장 안정대책(8.9), 토지시장 안정대책(8.27), 주택투기억제를 위한 투기과열지구 지정(9.3), 주택시장 안정대책(10.10), 부동산시장 안정대책(10.11), 투기과열지구내 청약순위 자격제한 시행(10.29), 토지거래허가구역 및 투기과열지구 지정확대(11.2) 등을 잇따라 내놨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DJ정부의 부동산정책이 경기가 회복되기 시작한 이후 `버블세븐` 등 부동산 거품을 만든 단초가 됐다고 지적했다.


DJ정부는 경기활성화를 위해 양도세 한시감면, 분양가관련 규제 완화, 분양주택 전매제한 폐지, 정책금리 인하 등의 정책을 쏟아냈다. 그린벨트를 해제해 택지지구로 지정하는 등 주거단지를 조성했다. 당시 집값은 이런 부동산 정책에 힘입어 2001~2002년 사이 폭등했다.

현 정부도 금융위기 이후 경기부양에 역점을 두고 있다. 부동산정책에 있어 양도세 감면은 물론 분양권 거래제한을 대폭 완화하고 아파트 재당첨금지 조항 적용도 한시적으로 2년간 폐지했다. 민간주택 공급 부족을 초래했던 분양가상한제 폐지도 검토 중이다.

부동산전문가들은 시장 상황과 정책이 유사하더라도 10년 전처럼 집값이 폭등하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과거처럼 서울 강남발 집값 상승이 강북, 수도권, 지방 등으로 전방위 확산보다는 서울 강남 등 일부 국지적인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규정 부동산114 부장은 "강남 재건축시장도 이미 과거 고점을 회복했다"며 "가격이 이미 많이 오른 상태에서 과거처럼 전체적으로 대폭 상승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자료 : 부동산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