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무브' 재개…2월 시중 유동성, 한 달 만에 13조↑

by최정희 기자
2023.04.14 12:00:00

한은, 2월 통화 및 유동성 발표
주식·채권 수요 회복에 펀드로 11.1조 이동
수신금리 하락에 정기예·적금 증가폭 축소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물가안정’을 위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시장금리 하락과 금융당국의 은행 금리 인하 압박에 ‘머니무브’ 현상이 재현되고 있다. 2월 한 달 펀드로 이동한 자금이 11조1000억원에 달해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출처: 한국은행
14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2월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이달 광의통화(M2, 계절조정계열·평균잔액)는 3819조5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2조7000억원, 0.3% 증가했다. 1월 0.1% 감소하며 2013년 8월(-0.1%) 이후 9년 반만에 첫 감소세를 보였으나 한 달 만에 다시 증가했다. 전년동월비로는 4.1% 증가해 전월(4.4%)보다 증가세가 둔화되는 등 2021년 12월 이후 14개월째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

M2는 현금통화, 요구불 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등 M1(협의통화)에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2년 미만 금융채, 2년 미만 금전신탁, 시장형 상품, MMF, 수익증권 등을 말한다.

은행 수신금리 상승에 정기예·적금 등으로만 몰리던 돈이 주식·채권으로도 이동하기 시작했다. 정기예·적금으로 6조8000억원의 자금이 증가, 수신금리 하락으로 전월(24조8000억원)보다 큰 폭 축소됐다. 반면 주식·채권 투자 수요 회복으로 펀드 등 수익증권으로 11조1000억원이 몰렸다. 2007년 11월 13조1000억원의 자금이 몰린 이후 증가액 기준 역대 2위 수준이다. 머니마켓펀드(MMF)로는 6조7000억원이 유입됐다.



반면 정기예·적금 대비 금리가 낮은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과 요구불 예금에선 각각 8조6000억원, 4조1000억원 등이 감소했다.

주체별로 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는 정기예·적금을 중심으로 17조1000억원 유동성이 증가했다. 기타 금융기관도 MMF 및 수익증권에서 돈이 유입되면서 3조8000어권 증가했다. 반면 기업은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등을 중심으로 5조2000억원 감소했다.

M1(협의통화·계절조정계열)은 1197조4000억원으로 요구불예금 등 결제성 예금이 줄어 전월비 7조원, 0.6% 감소했다. 작년 6월(-0.4%) 이후 9개월째 감소세다. 다만 1월 2.9% 감소한 것과 비교해면 감소세가 둔화됐다. 전년동월비는 12.4% 감소했다. 6개월째 감소세다.

M2에 2년 이상 장기 금융상품, 생명보험 계약 준비금 등을 포함한 금융기관 유동성(Lf·평잔)은 전월비 1조원(0.0%) 감소하는 등 전월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Lf에 국채, 지방채 등을 포함한 광의 유동성(L·말잔)은 0.4% 증가,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Lf는 전년동월비 3.2% 증가, 9개월째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 L은 4.4% 증가했다. 두 달째 4%대 증가로 1년 전 9%대 증가에서 증가세 둔화가 나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