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재산만 '5조' 넘는 호랑이띠 주주는 누구?
by최영지 기자
2021.12.28 11:00:00
1938년생 현대차 정몽구 명예회장, '5조' 최다 주식
이채윤 리노공업 대표, 보유 주식 1조 넘어
범띠 CEO는 139명…삼성 한종희·LG 조주완도 포함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검은 호랑이의 해인 임인년(壬寅年)이 다가오는 가운데 주식평가액이 100억원이 넘는 주식 재산을 보유한 범(虎)띠 주주가 122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과 이채윤 리노공업 대표이사의 경우 조(兆) 단위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28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가 ‘상장사 내 호랑이띠 주식부자 및 CEO 현황’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정 명예회장의 주식재산은 5조 3419억원으로 범띠 주주 중에서 가장 많았다. 정 명예회장은 현대차 계열사 4개 주식 종목에서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중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서 각각 2조 4558억원과 1조 7828억원어치로, 상당수를 차지했다.
CXO연구소는 지난 24일 기준 금융감독원 공시 자료 등에서 밝힌 출생연도를 기준으로 1938·1950년·1962년·1974년·1986년 등 범띠 출생자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5% 이상 지분을 가진 주주와 주요 오너가(家) 등을 포함했다.
두번째로 많은 주식을 보유한 주주는 부산 소재 반도체 업체인 리노공업의 이 대표로, 그의 주식재산은 1조 461억원이다. 1950년 8월생으로 6·25전쟁 중에 태어난 그는 전형적인 자수성가형 경영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100억원이 넘는 주식재산을 보유한 범띠 주주는 122명으로, 출생연도 별로 살펴보면 1962년생이 58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1974년생(30명), 1950년생(21명), 1938년생(11명) 순이었다. 내년에 우리나라 나이로 37세가 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 속하는 1986년생 중에서는 유일하게 현대해상 정몽윤 회장의 장남인 정경선 실반그룹 대표가 이름을 올렸다.
범띠 주식 부자 중에서 30명의 기업가들은 수천억원대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1974년 12월생 범띠인 한미반도체의 곽영신 부회장도 이름을 올렸다. 그는 곽노권 한미반도체 창업자의 2세 경영자로, 주식평가액은 6238억원에 달했다.
1950년생으로 동갑내기 범띠에 속하는 조동혁 한솔케미칼 회장과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도 각각 4944억원, 4074억원으로 4000억원대 주식부자 그룹을 형성했다.
3000억원대 주식평가액을 보유한 범띠 기업가는 3명이다. 이들 중에서도 1962년생인 이호진 태광산업 회장의 주식가치가 3586억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1938년생 김기병 롯데관광개발 회장은 3479억원 수준이었고 1974년생인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도 3257억원의 주식자산을 갖고 있었다. 임 사장은 한미약품 창업주인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의 장녀다.
2000억원대 주식재산을 보유한 범띠 주주에는 임창완 유니퀘스트 회장(2680억원), 윤재승 대웅 전 회장(2112억원), 박한오 바이오니아 대표이사(2019억원)가 있다. 이들은 모두 1962년생 범띠다. 1974년생인 장세준 코리아써키트 사장은 2524억원을 보유하는 40대 범띠에 속했다. 장 사장은 영풍그룹 총수인 장형진 고문의 장남으로 향후 그룹 회장으로 유력한 경영자 중 한 명이다.
주식재산이 1000억원대인 경영자로는 허남각 삼양통상 대표이사 회장과 최창호 하나머티리얼즈 회장,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 등이 있다.
|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조주완 LG전자 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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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기준 1000대 상장사 중 올해 반기보고서 기준으로 대표이사 타이틀을 달고 있는 CEO 1439명 중 범띠 경영자는 139명으로 파악됐다. 조사 대상 1000대 기업 CEO 중 9.7%에 해당하는 수치다.
그중에서도 1938년생, 1950년생이 오너 출신 경영자로, 1962년생들이 전문경영인이 주로 활약하고 있었다.
1962년생 범띠 전문경영인 가운데 전중선 포스코(005490) 사장, 삼성물산(028260)의 고정석·오세철 사장, 황현식 LG유플러스(032640) 사장 등이 포함됐다. 최근 2022년 임원 인사에서 승진한 한종희 삼성전자(005930) 부회장과 조주완 LG전자(066570) 사장도 1962년생 동갑내기 범띠 경영자다.
오일선 CXO연구소장은 “경영학 관점에서 호랑이 같은 특성을 지닌 인재는 열정과 과감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기회를 잘 포착해 높은 목표 달성을 이뤄내는 경우에 속한다”며 “2022년에는 호랑이 해에 해당되는 기업가들이 미래 비전을 얼마나 뚝심 있게 주도해나가면서 위기를 지혜롭게 돌파해나가고 또 기회가 찾아왔을 때 어떤 전략으로 성과를 이끌어낼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