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흔드는 재미` 하이네켄 스타디움, 2만5000명 `미쳤다`

by차예지 기자
2017.07.09 14:44:20

잠실올림픽 주경기장 '초대형 클럽' 변신…"의상 고민 하지 마라"

8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종합운동장 주경기장 특설무대에서 ‘2017 하이네켄 프레젠트 스타디움’이 열리는 가운데 대형 풍선에 매달린 인어가 관객들과 손을 맞대고 있다. (사진=하이네켄)
[이데일리 차예지 기자] 지난 8일 서울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하이네켄 프레젠트 스타디움’(이하 하이네켄 스타디움)은 일렉트로닉댄스뮤직(EDM) 페스티벌이다. 매년 새로운 테마를 준비해 오는 하이네켄 스타디움은 올해는 ‘위대한 여정 (THE GRAND VOYAGE)’이라는 테마로 다양한 볼거리를 배치해 듣는 재미와 보는 재미를 더했다. 올해 유독 EDM 축제가 우리나라에서 많이 개최되는 가운데 다른 음악축제와의 차이점을 짚어봤다.

‘컨셉츄얼 페스티벌’을 내세우고 있는 ‘하이네켄 스타디움’이 다른 EDM 축제와 비교해 강점으로 내세울 점은 아무래도 화려한 볼거리다. 이날 공연에서는 빛나는 거대한 인형 커플 둔두와 빔비, 공중을 나는 고래풍선 플라잉 케투스, 물과 불을 뿜는 로봇 크라켄, LED 라이팅 쇼와 불꽃놀이, 그리고 화려한 의상의 댄서 등이 등장해 음악을 듣는 재미를 더했다. ‘둔두 여친’ 빔비는 올해 새롭게 등장해 관객 속을 거닐며 섹시한 춤동작을 선보여 눈길을 모았다. 특히 ‘하이네켄 모멘트‘라고 불리는 10분 동안의 화려한 레이저쇼와 불꽃놀이 공연은 기대했던 것보다 더 볼 만했다. 4회째 하이네켄 페스티벌에 참가한 기자가 봤을 때는 기획사는 매번 다르지만 나날이 볼거리가 업그레이드되는 느낌이었다.

이날 피크타임을 장식한 네덜란드 DJ 대닉은 2016년 DJ매거진의 ‘탑100 DJ’ 순위에서 70위를 차지한 뮤지션이다. 올해 같은 장소에서 열린 울트라뮤직페스티벌(UMF)에서 공연한 하드웰(3위)이나 아민 밴 뷰런(4위), 티에스토(5위) 등에 비하면 순위가 한참 떨어진다. 하지만 하드웰과의 공동작업으로 이름을 널리 알렸고 이날 DJ 라인업 중 유일하게 기자가 이름을 아는 사람이어서 기대가 됐다.



85년생의 미남 DJ인 대닉은 ‘캘빈 해리스’ 등 귀에 익숙한 EDM 음악들과 쉴틈 없이 휘몰아치는 에너지로 잠실벌을 달궜다. 쿵쿵쿵 울려퍼지는 음악에 맞춰 끊임없이 몸을 흔드는 관중들을 보며, 우리나라에 EDM을 좋아하는 젊은이들이 이렇게 많았나 새삼 놀랍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 우리나라에서 아민 밴 뷰런과 아프로잭 등이 공연하는 ‘월드클럽돔코리아’ 등 다양한 EDM 페스티벌이 줄줄이 열리는 게 이해가 됐다.

8일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이네켄 스타디움’은 ‘위대한 여정(The Grand Voyage)’이라는 테마로 화려한 EDM 음악과 DJ 공연으로 펼쳐졌다.(사진=하이네켄)
특이한 점은 여성 관객이 남성을 압도했다는 것이었다. 클럽에 가는 사람은 무조건 이성을 찾으러 간다는 편견이 존재하는 가운데 여성들이 이러한 선입견 없이 편안히 EDM 음악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었다. 실제로 공연 중 간간히 이성을 헌팅하는 사람들도 보이기는 했지만 클럽에서와 같이 대담한 행동을 하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이같이 음악만을 즐기는 분위기를 반영하듯 관객들의 복장은 UMF에 비해 매우 ‘노말’했다. 주말 강남역에 친구를 만나러 가는 복장 정도로 보이게 입은 관객들이 대다수였다. 기자 역시 미니스커트에 오프숄더 블라우스 정도로 평소 주말에 입는 옷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으로 입고 갔다. 하지만 날씨가 너무 습하고 더웠다. 더위를 식히기 위해 물을 일정한 시간마다 뿜는 크라켄 옆에 가서 있었지만 날씨는 공연 내내 기자를 힘들게 했다. 그나마 예고됐던 비가 오지않아 다행이었지만 습한 날씨 때문에 화장이 모두 뭉개져 신경이 몹시 쓰였다. 날짜를 조정하거나 초창기처럼 실내에서 공연하는 것도 방법이 아닐까 싶었다.

EDM 음악축제를 하나만 갈 생각이고, 처음 가는 사람이라면 볼거리도 많고 분위기도 편안한 하이네켄 페스티벌에 가보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 되지 않을까 싶다.

8일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이네켄 스타디움’에 참가한 관객들이 ‘조커’ 분장을 한 남성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사진=차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