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그려 문재인으로 혀”…캐스팅보트 충청, 집중 공략(종합)

by유태환 기자
2017.04.30 16:46:19

30일 공주·대전에서 충남지역 집중 유세
"충청이 제대로 도와주시겠느냐…충청, 국민통합 중심으로"
충청권 과반 득표 목표로 압도적 지지 가늠자 삼을 듯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30일 대전 중구 으능정이거리를 찾아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공주(충남)·대전=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이번에는 문재인이여. 그려 문재인으로 혀.”·“충청이 제대로 한번 도와주시겠느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30일 충청을 향한 구애발언을 쏟아내며 집중공략에 나섰다. 구여권에 표를 몰아줬던 영남과 야권에 표를 몰아줬던 호남과 달리 역대 대선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던 충청 민심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문 후보는 이날 충남 공주와 대전을 연이어 방문해 “충청을 국민통합의 중심에 우뚝 세울 것”이라며 충청 민심에 지지를 호소했다.

충청은 지난 3일 안희정 충남지사가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탈락하면서 또다시 지역 출신 대통령 배출을 다음으로 기약하게 됐다. 이후 주인 잃은 중원에 대선 후보들의 구애가 이어졌다.

문 후보 역시 이같은 상황을 의식한 듯 이날 충청 유세에서 안 지사를 적극적으로 띄웠다.

그는 “안 지사는 충남도민이나 저에게 다같이 우리 희정이”라며 “안희정표 문재인 공약으로 자치분권 국무회의를 신설하겠다”고 공언했다. 안 지사가 당내 경선에서 내놨던 대통령과 시도지사가 함께하는 제2국무회의를 통해 국가 균형발전을 이루겠다는 포부를 밝힌 셈이다.

문 후보는 충청공약도 다시 한 번 소개 하며 충청 경제를 살릴 것을 공언했다.



그는 이날 유세에서 △공산성, 부소산성 등 백제왕도 핵심 유적 복원 △서구 내륙권 광역 관광단지 조성 △공주, 부여, 계룡, 금산, 충남 8개시군에 근대문화유산 거리 조성 △논산, 계룡, 대전, 청주 구간 복선 전철화 △충청권 광역철도망 2단계 사업 조기 추진 △내포신도시를 환황해권 중심도시로 △장항선 복선화 차질 없이 추진 △서산에서 경북 울진까지 연결되는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건설 △공공어린이 재활병원과 대전의료원 건립 △충남도청 이전부지에 문화예술 복합단지, 창조 산업단지 개설 △대전 외곽 도로망 구축 △도시 철도 2호선 트램 조기 착공 등을 약속했다.

이날 주최 측 추산으로 충남 공주에서는 1500여명, 대전에서는 1만 5000여명의 시민과 지지자들이 모여 “문재인, 문재인”을 연호하며 문 후보에 힘을 보탰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30일 충남 공주대학교 신관캠퍼스 후문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지지자들의 환호에 두 팔 벌려 화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재 각 당 대선 후보중 충청에서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 것은 문 후보다. 문 후보는 지난 28일 발표된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의 조사에서 지지율 40%를 얻어 대전·세종·충청에 지역에서 1위를 기록했다. 30%를 얻은 안 후보에 10%포인트차로 앞섰지만 전주(17%포인트)에 비해선 7%포인트나 격차가 줄었다. 전국 지지율 역시 안 후보와 격차가 16%포인트인 것을 감안하면 충청에서 지지율은 아쉬운 수치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문 후보 측은 충청지역에서 안 후보에게 잠시 내줬던 1위 자리를 재탈환했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문 후보는 이달 초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뒤 아넥시트(안희정 충남지사 지지자들의 민주당 이탈) 현상을 겪으며 4월 초 충청지역 지지율이 안 후보에 뒤지기도 했다.

문 후보는 이후 안 지사 끌어안기에 적극 나섰고, 공식 대선 운동 시작일인 지난 17일 충청 방문에 나서며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다시 지지율 격차가 줄어드는 등 충청 민심이 흔들리고 있어 적극 공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 측은 대선에서 충청 득표율 목표를 과반이상으로 잡고 있다. 이는 민주당 경선에서 문 후보의 득표율(47.8%) 이상이다. 캐스팅보트인 충청 지역에서 과반 이상을 얻어 압도적 승리와 정권교체의 가늠자로 삼겠단 전략이다.

문 후보 측 김현 대변인은 “충청 지역은 진보층도 있지만 중도와 보수 성향이 강했던 지역”이라며 “충청에 맞는 공약을 적극적으로 제시해 지지를 이끌어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인용된 조사는 갤럽 자체 조사로 4월 25~27일 사흘간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해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3.1%포인트(95% 신뢰수준)였고 응답률은 24%(총 통화 4,164명 중 1006명 응답 완료)였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한국갤럽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