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현대 ‘해운동맹 퇴출위기’…해수부 긴급점검회의 개최

by박종오 기자
2016.04.24 17:14:38

[세종=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해양수산부는 25일 오후 정부 세종청사에서 김영석 장관 주재로 글로벌 해운 시장 재편에 따른 긴급 점검 회의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는 세계 해운 기업이 새 판 짜기에 돌입한 가운데, 국내 양대 선사인 현대상선(011200)과 한진해운(117930)은 기업 구조조정으로 해운 동맹에서 빠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된 데 따른 것이다.

현재 세계 해운 시장 대부분을 점유한 16개 선사는 2M·CKYHE·O3·G6 등 4개 해운 동맹(얼라이언스)을 결성해 운항 중이다. 항로와 선박을 공유하는 규모의 경제로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다. 한진해운은 CKYHE에, 현대상선은 G6에 들어가 있다. 둘 다 내년 3~4월 중 동맹 계약 기간이 끝나 새 파트너 물색에 나서야 한다.

문제는 국내 선사가 구조조정에 발목 잡힌 사이 세계 해운 동맹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선복량(화물적재능력) 세계 3위인 프랑스 CMA CGM과 중국 코스코(COSCO), 대만 에버그린, 홍콩 OOCL 등 4개 선사는 새로운 얼라이언스인 ‘오션’을 결성하기로 했다. 원래 홍콩 OOCL은 현대상선과 같은 G6, 중국 코스코·대만 에버그린은 한진해운과 같은 CKYHE에 속해 있었다. 세계 해운 동맹이 내년 3~4월을 기한으로 일제히 새 판을 짜기 시작한 것이다.



정부는 각 선사의 새 동맹 결성을 위한 협상 시한을 올해 상반기까지로 예상하고 있다. 새 동맹 출범까지 준비 기간에만 6개월 정도가 걸리기 때문이다. 채권단 자율협약이 실패로 끝나 자칫 법정관리로 가면

해운 동맹에서 퇴출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날 회의에는 해운 물류업·단체와 항만공사 실무자, 한국해양수산개발원·학계 전문가 등이 참석해 해운 시장 판도 변화가 국적 선사와 국내 항만·물류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회의 결과를 토대로 해운 물류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동맹 재편이 국내 해운·항만·물류에 미치는 영향을 계속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