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재준 국정원장 사퇴 요구 봇물, "전혀 할 말 없는 조직"

by정재호 기자
2014.03.11 11:26:35

[이데일리 e뉴스 정재호 기자]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새누리당 내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에 대한 국정원의 증거조작 의혹과 관련해 최근 정치권에서는 남재준 국정원장 사퇴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야권은 물론이고 여권에서조차 이런 목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먼저 10일 친이(친이명박)계 좌장으로 통하던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인 ‘페이스북’을 통해 남재준 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재오 의원은 “간첩이냐 아니냐는 법원이 가릴 문제다. 증거 위조 논란에 대해서는 남 원장이 책임지고 사퇴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공직자의 바른 자세”라는 뜻을 피력했다.

이어서 “증거 위조로 간첩을 만드는 시대는 이미 한참 지났다. 시대착오적 발상으로 박근혜 정부를 역사에 부끄럽게 하지 말아야 한다. 박 대통령의 유감표명은 적절했다. 이제 국정원장이 사퇴하는 것이 박 대통령의 유감 표명에 상응하는 처사”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남재준 원장은 그간 댓글 문제, 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문제 등 정치적으로 많은 문제를 야기했다”며 “그때마다 당은 ‘국정원 감싸기’에 급급했는데, 공당으로서 도를 넘어섰다”고 지도부의 행태를 꼬집기도 했다.

11일에는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김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국정원 조직 자체가 왜 존재하는지 심각하게 묻지 않을 수 없는 사태다. 남재준 원장 본인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남 원장이 사퇴하지 않고 이 문제가 수습될 수 있겠느냐. 아무 일 없다는 듯 대충 송구하다고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국정원은 입이 열 개라도 전혀 할 말이 없는 조직”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한 사람이 간첩이 되느냐 안 되느냐의 문제이고 벌써 외교문제까지 비화된 사건이다. 개인 일탈로 그래서 조직의 장이 책임질 필요가 없다고 하면 국민들이 이를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거듭 남재준 원장의 사퇴를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