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유재희 기자
2013.12.09 12:00:00
폴리텍大, 기능사 과정에 재학 중인 고학력자 1660명 대상 설문
입학생 10명 중 4명, 타 대학 중퇴·졸업 후 재진학
"현장중심 교육훈련과 취업 위해 재진학 선택"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한국폴리텍대학 기능사 과정에 재학 중인 김영민(31)씨. 김씨는 3년 전 서울 소재 4년제 대학의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했다. 진학 당시 중국의 경제발전 속도를 볼 때 장래성도 있을 것 같고, 수능 성적과도 맞출 겸 무작정 이 전공을 택했다. 그러나 막상 입학해 보니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았고, 학점관리도 제대로 안 됐다. 그렇게 4년을 허비한 김씨는 결국 졸업과 동시에 백수로 전락했다. 백수 생활 2년 만에 김씨는 취업을 위해 기술을 배우기로 결심, 올해 초 폴리텍대학에 입학했다.
김씨처럼 대학을 졸업하거나 중퇴한 후 한국폴리텍대학 기능사(1년 직업훈련과정) 과정에 재입학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9일 폴리텍대학에 따르면 2005년부터 최근까지 입학생 중 고학력자 비율은 평균 41.6%에 달한다.
이미 대학 과정을 경험했거나 졸업한 고학력자가 폴리텍대학에 다시 입학하는 이유는 뭘까.
폴리텍대학은 지난달 14일부터 일주일간 현재 기능사과정에 재학 중인 고학력자가 166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폴리텍대학에 재입학하는 이유로 ‘이전 대학에서 실질적인 직업교육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 27.2%로 가장 높게 나왔다. 이어 ‘적성에 맞지 않는 학과를 선택했기 때문(26.1%)’, ‘취업 실패(23.3%)’ 순으로 집계됐다.
또 전체 응답자 중 57.6%는 폴리텍대학 진학 후 ‘실질적인 업무능력 향상’을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나 현실적인 직업교육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 대학과 폴리텍대학의 학과 선택 기준에서도 차이가 드러났다. 폴리텍대학에 따르면 이전 대학 진학 시 학과 선택 기준은 장래성(26.3%), 적성(23.1%) 순이었지만, 폴리텍대 재입학 시에는 취업의 용이성(35.6%)이 가장 많았고, 장래성(33%)이 그 뒤를 이었다. 기준이 바뀌다 보니 이전 대학의 전공과 폴리텍대 전공이 일치한다는 응답은 13.9%에 그쳤다. 10명 중 8~9명은 전공을 바꾼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