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가벼워지는 내주머니‥진짜 국민소득은 1만3천달러

by장순원 기자
2013.03.26 13:54:46

국민 1인당 GNI 2만2451달러..전년비 1.1% 증가
개인 실소득 1480만원‥OECD 평균 밑돌아
GDP 2% 성장‥GNI 증가율 GDP 성장률 웃돌아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지난해 우리 경제의 파이는 조금 커졌다. 그렇지만 국민에게 떨어지는 몫은 사실상 줄어들었다. 국민 한 사람이 실제로 벌어 쓸 수 있는 돈은 1480만원에 불과했다. 물가를 고려하면 실제 소득은 되레 뒷걸음질 친 것이다.

◇ 1인당 GNI 2558만원‥개인 실소득은 1481만원에 그쳐

26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2012년 국민소득(잠정) 자료로는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총소득(GNI·명목기준)은 1조1355억달러(1279조5000억원)로 집계됐다. 이를 인구로 나눈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2만2708달러(2558만원)로 집계됐다. 2011년(2만2451달러)과 견줘 1.1%, 금액으로는 257달러 늘었다.

물가를 고려해 국민의 실제 구매력을 보여주는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2.6% 증가했다. 수입 가격이 수출 가격보다 더 빨리 떨어지면서 교역조건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GNI 증가율은 지난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실질 GDP 성장률(2.0%)을 웃돌았다.

하지만 GNI 가운데 기업이나 정부가 벌어들인 소득을 제외하면 실제 개인이 가져가는 몫은 확 줄어든다. 이번에 한은이 처음 공개한 1인당 개인총처분가능소득(PGDI)은 전년(1430만원) 보다 50만원 는 1481만8000원 정도다. 전체 소득 가운데 개인에게 돌아가는 부분은 57.9%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이는 미국(75.3%) 프랑스( 67.1%) 독일(65.6%) 일본(63%) 같은 선진국과 비교하면 현저하게 낮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평균(62.3%)을 한참 밑도는 꼴지권이다(24개국 중 20위).

정영택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국민 총소득에서 노동에 대한 대가로 분배되는 보수 비중이 낮아지면서 가계소득 자체가 줄어드는 추세”라면서 “이게 내수나 소비 부진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GDP 2% 성장‥GNI 성장률이 GDP 웃돌아

경제성장 속도도 둔화했다.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년대비 2.0% 성장했다. 이는 지난 1월24일 발표한 속보치와 같다. 하지만 지난해(3.7%)와 비교하면 거의 반토막이다. 제조업(7.3%→2.2%)의 성장세가 꺾였고, 건설업(-4.3%→-1.6%) 부진이 계속된데다 민간소비(2.4%→1.7%)가 둔화하고 건설투자(-4.7%→-2.2%)와 설비투자(3.6%→-1.9%)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분기별 성장률은 1분기에 전기 대비 0.8%, 2분기 0.3%, 3분기 0.0%로 급락하다 4분기 0.3%로 반등했다. 2분기를 제외하면 속보치보다 0.1% 포인트씩 낮아졌다.

명목 GDP는 1272조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3% 늘었으며, 미국 달러 기준으로는 1조1292억달러로 1.3% 증가하는데 그쳤다. 환율(연평균 1.7% 상승) 오른 영향이 반영된 결과다.

정 부장은 “2011년 4분기 성장률이 조정되면서 분기별 성장률은 떨어졌지만 2012년 연간 성장률은 속보치(2.02%)보다 잠정치(2.04%)가 오히려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용어설명: 개인총처분가능소득(PGDI, Personal Gross Disposable Income)은 개인이 벌어들인 소득에서 세금이나 국민연금을 빼고 보조금을 더한 것으로 개인 주머니 사정을 가장 잘 대변하는 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