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조스, 바이든 눈치보기?…"법인세율 인상 지지"

by방성훈 기자
2021.04.07 10:13:58

정치 이슈 침묵 일관하던 베조스 이례적 성명
"인프라 투자 적극 찬성…재원 조달방법 양보 필요"
외신 "바이든 ''아마존 세금 0원'' 지적에 대응 차원"

제푸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정부의 인프라 투자와 법인세 인상을 지지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아마존이 그간 정치적 이슈에 대해 말을 아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베이조스 CEO는 이날 자사 블로그를 통해 성명을 내고 바이든 정부의 인프라 투자안과 관련해 “우리는 이 투자의 세부 사항과 자금 조달 방법에 대한 모든 측면에서 양보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우리는 법인세율 인상을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 내 인프라에 과감한 투자를 하는 것도 적극적으로 찬성한다”고도 강조했다.

바이든 정부는 2조 3000억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방안을 발표하면서 재원 마련을 위해 법인세율을 21%에서 28%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베이조스 CEO는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가 미 인프라 지원을 위해 노력해왔으며, 지금은 이를 위해 협력해야 할 적절한 시기”라며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 대해 투자하고, 이에 들어가는 비용을 어떻게 지불할 지에 대해선 (경제 주체들의) 양보가 요구되는 사안이란 걸 잘 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의 경쟁력을 높이거나 유지하기 위한 정당하고 균형잡힌 해법을 의회와 행정부가 함께 찾을 수 있기를 고대한다”고 덧붙였다.



베이조스 CEO의 이날 발언은 정치적 사안에 대해 침묵했던 기존 태도와 견줘보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이 아마존을 콕 집어 연방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은 기업 중 한 곳이라고 지목한 것에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CNBC는 아마존이 2년 간 연방소득세를 내지 않다가 지난 2019년부터 1억6200만달러를 냈다고 전했다. 아마존은 바이든 대통령의 지적과 관련해 “지난 2016년부터 26억달러를 법인세로 냈으며, 세금은 빠짐없이 내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외에도 미 정부 및 의회가 IT기업들을 대상으로 전방위적인 반(反)독점 규제 강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