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민스님 "모든 활동 내려놓겠다"...수억원대 '인세'는?
by박지혜 기자
2020.11.16 10:03:49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혜민스님이 건물주 논란으로 “모든 활동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그의 수입원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세’가 화제다.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한 혜민스님은 지난 2011년 트위터에 “법정스님께서 무소유가 가능하셨던 것은 책 인세가 있었기 때문이다. 신도나 주지에게 아쉬운 소리 안 해도 살 수 있어야, 그리고 또 어느 정도 베풀 능력이 되어야 아이러니하게도 무소유도 가능해진다”고 했다.
이 글은 지난 15일 혜민스님의 건물주 논란 후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다시 떠돌았다. 혜민스님이 법정스님의 인세 ‘무소유’를 잘 모르고 한 말이라는 비난이 잇따랐다.
특히 혜민스님과 법정스님은 내놓는 책마다 불티나게 팔리는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인세 ‘소유’ 여부로 비판 대상이 갈렸다.
2010년 법정스님 입적 당시 알려진 그의 인세 수익은 10억 원 이상이다. 370만 부가 넘게 팔린 ‘무소유’를 비롯해 생전에 펴낸 책이 30여 권이다.
하지만 단 한 푼도 자신을 위해 쓰지 않았고, 모두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돈이란 샘과 같아 고이면 썩는다. 항상 남을 위해 퍼내야 한다”는 게 법정스님의 생각이었다.
사단법인 ‘맑고향기롭게’ 측은 당시 “치료비가 필요하실 때 실제로 법정스님은 돈이 전혀 없으셨다”고 전하기도 했다. 다만 스님은 누구를 얼마나 돕는지 가까운 지인에게조차 알리지 않았다고.
또 ‘맑고향기롭게’는 법정스님의 “그동안 풀어놓은 말빚을 다음 생에 가져가지 않으려 한다”는 유지에 따라 스님의 입적 뒤 “저서를 출판한 국내 모든 출판사와 협의 끝에 절판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 혜민스님 ‘남산타워 뷰’ 집 (사진=tvN ‘온앤오프’ 방송 캡처) |
|
일반적으로 인세는 저자에 따라 적게는 7%에서 많게는 15% 수준이다. 만약 수십만 부를 판매한다면 인세도 수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혜민스님의 에세이집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은 300만 부 이상 팔리며, 교보문고가 발표한 ‘2010년대(2000~2019년)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혜민스님은 지난 2012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 책에 인세에 대해 “밝히긴 어렵지만 많은 액수”라며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져 어떻게 써야 할 지 아직 정하지 못했다. 구체적이지 않지만 소년소녀가장도 돕고, 명상센터도 세우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남동생이 있고 부모님이 계시는데 조금 도와드릴 수 있어 행복했다”고도 했다.
그는 ‘무소유의 법정스님처럼 살아달라는 분들도 있더라’라는 질문에 “법정스님도 초기 마음공부 안 하고 ‘펜대 굴린다’고 욕 많이 드셨다”며 “그때 (펜대) 꺾었으면 법정 스님 없었을 거다. 난 그냥 혜민 스님으로 살고 싶다”고 답했다.
다만 혜민스님도 해당 인터뷰에서 “승려가 죽을 때 통장에 돈이 남아 있으면 안 된다. 그전에 다 퍼주고 갈 것”이라고 했다.
혜민스님은 지난 15일 오후 트위터 등 SNS에 올린 글에서 “수행자로서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세상에 불법을 전하려고 노력해왔다고 생각했으나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많은 분들께 불편함을 드렸다. 승려의 본분사를 다하지 못한 저의 잘못이 크다”며 “오늘부로 모든 활동을 내려놓고 대중 선원으로 돌아가 부처님 말씀을 다시 공부하고 수행 기도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일로 상처받고 실망하신 모든 분들께 참회한다”며 “더는 저의 일들로 지금 이 시간에도 분초를 다투며 산중에서 수행정진하시는 많은 스님들과 기도하시는 불자들에게 누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대한민국 모두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힘든 시기에 저의 부족함으로 실망을 드려 거듭 참회한다”고 전했다.
혜민스님은 최근 한 방송에서 이른바 ‘남산타워 뷰’의 서울 도심 자택을 공개한 것 등을 두고 논란이 돼 왔다.
한국 불교를 강도 높게 비판해온 ‘푸른 눈의 수행자’ 현각스님은 전날 SNS에 혜민스님을 두고 “연예인 뿐이다”며 “일체 석가모니의 가르침 전혀 모르는 도둑놈뿐이야”라고 비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