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윤진섭 기자
2009.02.17 14:23:44
1월 거래량 1000건..25개월만에 1천건 돌파
개포주공 등 강남권 재건축 가격 급등
전문가 "재건축 등 가격 상승..대세 상승은 일러"
[이데일리 윤진섭기자] "강남 집값 바닥 찍었나"
서울 강남3구 아파트 거래량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일부 재건축 단지의 경우 거래량이 늘면서 가격도 1억~2억원 가량 뛰었다.
이를 두고 현장에서는 "강남 집값이 바닥을 탈출해 본격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는 상승세지만 다른 일반 아파트는 여전히 고전하고 있다"라며 대세 상승이라고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목소리도 높다.
올 1월에 신고된 전국의 아파트 실거래 건수는 총 1만8074건으로 작년 12월(1만9542)보다 줄었다. 반면 서울은 1778건으로 작년 12월 818건보다 960건이 증가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늘어난 데는 강남3구의 거래량 증가가 직접적 이유다. 강남3구의 1월 거래량은 1000건을 기록했다. 작년 12월 244건보다 4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또 2006년 12월(1642건) 이후 25개월 만에 처음으로 거래량이 1000건을 돌파했다.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강남 3구 아파트 가격도 재건축 추진 단지를 중심으로 상승세로 돌아섰다.
일부 단지는 가격 급등을 우려할 정도로 단기에 집값이 뛰었다.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 1단지 51㎡ 4층은 1월에 9억원에 매매거래가 체결됐다. 이 아파트는 작년 12월에 급매로 나온 매물이 6억1500만원에 계약이 이뤄진 바 있다. 불과 한 달 만에 2억8500만원이 오른 셈이다.
2층 매물도 작년 12월 최저 거래가격(6억5000만원) 보다 1억3500만원이 오른 7억8500만원에 계약이 이뤄졌다.
은마, 청실 등 강남구 대치동일대 아파트 가격도 1월 들어 저점 대비 5000만~1억원 이상 상승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77㎡ 8층은 작년 12월(7억4000만원) 대비 최고 1억4000만원이 뛴 8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가락시영 아파트도 상황은 비슷하다. 작년 12월 8억2000만원까지 하락했던 잠실주공 5단지는 10억1000만~10억6900만원까지 가격이 회복됐다. 가락시영 41㎡(4층)도 1월에 4억5000만원에 거래돼, 불과 한 달 전보다 5000만원이 뛰었다.
강남 주요 재건축아파트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선 것은 사실이지만 향후 집값 향방을 두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일부 중개업소에서는 최근 급매물이 소화된 사례를 들며 "바닥을 찍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강남구 개포동 L공인 관계자는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4~5건에 달했던 급매물이 자취를 감췄고, 거래 가격도 평균 1억5000만원 이상 올랐다"라며 "수요자는 갈수록 늘어나는 데 거래할 수 있는 매물은 없어 자연스럽게 가격도 뛸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 같은 가격 회복세가 일부 재건축 단지에 국한된 것이며 대세 상승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김규정 부동산114 부장은 "강남권 재건축 단지는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바닥을 찍었다고 볼 수 있다"라며 "하지만 나머지 일반 단지는 여전히 고전하고 있어, 강남3구 전체가 반등했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라고 말했다.
김은경 스피드뱅크 팀장도 "급매물 중심으로 거래가 살아나면서 거래량이 증가했고, 결국 집값을 끌어올리고 있다"라며 "다만 경기 침체에 따른 매수기반이 워낙 취약해 집값 상승세가 강남 전역으로 확산되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