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양효석 기자
2004.08.12 13:04:06
"성장이 분배를 희생시켜선 안돼"
[edaily 양효석기자] 이정우 청와대 정책기획위원장은 12일 "불황기에 경기부양책을 쓰는 것은 당연하지만 무리한 경기부양은 효과가 오래 가지 않고 나중에 후회할 일이 반드시 생긴다"고 경고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전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한국경제학회 주최 학술대회에 참석, 이 같이 밝힌 뒤 "40년의 고도성장에 익숙해져 짧은 기간의 불황과 실업도 참지 못하고 `정부가 손을 놓고 있다`고 흔히 비판하는데 때로는 무책(無策)이 상책(上策)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에 대해 최근의 카드 대란과 부동산 대란을 그 사례로 꼽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또 "지난 60년대 이후 수십년간 `선(先)성장 후(後)분배`의 사고방식이 우리 사회의 지배적 담론이 되면서 분배를 얘기하는 것은 마치 성장을 반대하는 것처럼 간주되는 경향이 있고 곧 사회주의인 것처럼 보는 원색적 사고가 횡행하고 있다"면서 "무엇이 사회주의적 정책인지 내용을 얘기하지 않은 채 이름표를 붙이고 막연한 불안을 부추기는 이런 형태를 보면 어안이 벙벙할 뿐"이라고 밝혔다.
사람들은 분배가 성장의 발목을 잡는다거나 먼저 성장을 이룬 뒤 분배를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지만 실제로는 불평등이 크면 오히려 성장도 이루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우리도 이제 노조는 임금인상을 자제하는 대신 경영진은 투명경영과 제한된 범위 내에서의 노동자의 참여를 보장하는 노사간 사회적 협약을 진지하게 모색해야 할 때"라며 `네덜란드형 모델`의 선호 입장을 밝혔다.
그는 특히 "경영참여 문제와 함께 자본참여도 중요하다"면서 "노동자들이 자기회사의 주식을 가질 때 귀속의식이 높아지고 사기진작, 생산성 향상, 기업가치 상승 등 여러 긍정적 효과가 있다는게 각종 연구를 통해 밝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