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19일 특검법 처리 시도…김건희특검법 이번엔 다를까

by한광범 기자
2024.09.18 16:10:06

야당 강행 처리 시 여당 필리버스터로 맞대응 계획
도이치사건 유죄 판결로 김건희특검법 힘실려
與 내부서조차 "기소 가능성"…개혁신당도 "특검 찬성"

김건희 여사가 지난 1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선수단 격려 오찬’에 참석해 이번 대회 선수단 활약상이 담긴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19일 김건희·채해병 특검법과 지역화폐법 본회의 처리를 시도한다. 여당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내에선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여당 내 반란표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국회는 19일 오후 2시 본회의를 개최한다. 야당은 이날 본회의에서 지난 11일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김건희·채해병 특검법과 지역화폐법 일괄 상정을 계획하고 있다. 본회의에 앞서 이날 오전 국회의장 주재로 여야 원내대표 회담이 예정돼 있지만, 여야 간 이견이 커 야당 단독 처리가 확실시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등 야당의 안건 강행처리에 맞서 필리버스터 카드를 고심하고 있다. 일단 소속 의원들에겐 국회 대기령을 내린 상태다. 박준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애초 일정에 합의한 적이 없기에 19일 본회의를 인정할 수 없다”며 “실제 야당이 강행처리를 할 경우 그에 맞춰 대응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필리버스터를 하더라도 야당이 필리버스터를 중단시키면 22일까지 모든 법안 처리가 가능한 상황이다.

당초 민주당은 지난 12일 본회의에서 이들 법안들의 강행처리를 계획한 바 있다. 하지만 민주당 출신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여야의정 협의체 불씨를 살려야 한다’며 상정을 거부하며 무산된 바 있다. 이로 인해 정청래 법사위원장 등이 기자회견까지 열고 우 의장을 성토하는 등 야권 내 자중지란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2심 판결로 분위기는 반전된 상황이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과정에서 돈을 댄 전주(錢主) 손모씨에 대해 서울고법이 주가조작 방조 혐의로 유죄 판결을 내린 것이다. 김건희 여사의 경우도 주가조작 사건에서 본인의 계좌가 사용된 바 있다.



특히 해당 사건 판결문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에 김 여사 계좌 3개와 김 여사 모친인 최은순씨의 계좌 1개가 사용됐다고 적시돼 있다. 아울러 김 여사가 거래 결과와 금액을 사후적으로 확인하거나 증권사 담당자가 김 여사에게 사후보고하는 녹취록도 담겼다.

이 같은 판결이 공개된 이후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검사 출신인 김웅 전 의원이 김 여사 기소 가능성을 언급했다. 친한동훈계 정광재 대변인도 “김 여사에 대한 수사도 더 급물살을 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기소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동안 김건희 특검법에 반대해 온 개혁신당도 찬성 입장으로 돌아섰다. 허은아 대표는 13일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찬성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혔다.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2심 판결을 기다리겠다’며 김 여사에 대한 신병처리 결정을 지속적으로 미뤄온 상황에서, 야당은 “검찰을 믿을 수 없다”며 특검을 더욱 강하게 압박하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13일 ‘검찰독재대책위원회’까지 구성하며 여당을 향해 총공세를 펴고 있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8일 논평을 통해 “김 여사가 적어도 숨을 줄 알았던 최순실보다 더한 국정농단을 하고 있다”며 “김 여사를 둘러싼 의혹은 밝힐 수 있는 건 이제 특검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