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레우 고문 "140억 배럴은 최대 추정량…시추해봐야"[일문일답]②

by윤종성 기자
2024.06.07 13:14:45

[아브레우 액트지오 고문 기자회견]
"액트지오, 다양한 국가서 여러 프로젝트 참여"
"매장 가능성, 대통령이 발표하는 경우 흔한 일"
"첫 시추 지역, 탐사 성공률 가장 높은 곳 아냐"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동해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을 분석한 미국 액트지오(ACT-Geo)의 비토르 아브레우(Vitor Abreu) 고문은 7일 세종정부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소 35억 배럴에서 최대 140억 배럴까지 갭이 큰 것은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라며 “140억 배럴은 가장 높은 최대 수치라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상황에서 저희가 완전하게 해결할 수 없는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갭이 발생한다”며 “갭을 줄이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시추를 하는 것뿐이다”고 부연했다.

액트지오와 관련해선 “아주 다양한 국가에서 여러 프로젝트에 참여를 한 이력이 있다”면서 “파키스탄, 미얀마, 카자흐스탄에서 여러 심해 관련 프로젝트에 참여를 했으며, 아르헨티나의 국영석유회사인 YPF와도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한 적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아브레우 고문과 곽원준 한국석유공사 국내사업개발처 수석위원이호현 산업부 에너지정책실장, 이현석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박사 등이 배석했다.

다음은 기자회견 내용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한 것이다.

경북 포항 영일만 일대에 최대 140억배럴 규모의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 미국 액트지오(Act-Geo)의 비토르 아브레우 대표가 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기자실에서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심층분석을 1개 업체에만 의뢰한 것인가.

△(곽원준 수석위원)석유업계에서 복수의 업체에 의뢰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일반적으로 석유회사들은 자기 기술인력들만으로 평가한다. 저희들은 동해 심해 지역의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에 심해 지역의 최고 기술전문 업체인 액트지오를 찾아서 기술 의뢰를 맡겼던 것이다. 여러 업체에 맡기지 않는 이유는 기밀유지 때문이다. 저희들이 갖고 있는 광구의 유망성이 여러 업체에 새어나가면 저희들이 이걸 못 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시추 지역을 우선순위로 선정하거나 특정한 게 있나.

△(곽원준 수석위원)현재로서는 언급하기 어렵다. 저희들로서는 정해놓은 데가 있긴 하지만, 언론에 발표할 사항은 아니다.

-액트지오는 여러 프로젝트에 참여했다고 했는데, 프로젝트에서 어떤 역할을 했나.

△(아브레우 고문) 액트지오는 아주 다양한 국가에서 여러 프로젝트에 참여를 한 이력이 있다. 이를테면 파키스탄, 미얀마, 카자흐스탄에서 여러 심해 관련 프로젝트에 참여를 했다. 사실 액트지오는 심해 시스템에 중점을 둔 틈새시장 리치회사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 기업들을 위해서 다양한 분지에서 심해 세팅을 분석·평가하고, 유망구조를 도출하는 것이 저희의 역할이자 의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서 설명을 하자면 심해 관련 부분에서 지난해에는 약 2개월 가량 심해 시스템을 평가했던 적도 있고, 미얀마의 심해 해안 영역에서는 약 1년가량 투자해서 평가를 했던 적도 있다.

그리고 석유공사와 이번 프로젝트와 관련한 프로세스를 진행하기 전에는 브라질에 있는 3R 기업과 더 큰 규모의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도 있다. 개발 프로젝트였는데, 3R이라는 기업과 1년반 정도 해당 프로젝트를 위해 같이 일했다. 심해의 석유 시스템과 관련된 작업을 저희가 진행했다. 브라질의 3개의 분지에 5개의 유전이 있었는데, 저희가 3R 회사가 개발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석유 시스템을 모델링하는 작업을 담당했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브라질에 지사도 열었다. 18명의 직원이 이 프로젝트에 종사했다. 아르헨티나의 국영석유회사인 YPF와도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한 적 있다. 볼리비아와도 평가 프로젝트를 같이 진행한 바 있다. 이 프로젝트는 약 4년간 진행됐다.

이호현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정책실장이 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기자실에서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과 관련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다른 나라도 시추 성공이 아닌 매장 가능성만 가지고 대통령이 직접 발표하는 경우가 있나.

△(아브레우 고문) 그렇게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 사실 정부가 특정 지역에서 석유나 가스가 매장돼 있을 잠재력을 발견하게 되면 정부가 발표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가끔은 공기업이 발표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통령이 발표를 하는 경우도 굉장히 흔하다. 오바마 대통령도 미국 서부 이스트코스트 쪽에서 탐사와 관련된 발표를 직접 한 바 있고, 트럼프 대통령도 극지방 탐사와 관련된 발표를 직접 했다. 부시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이호현 산업부 에너지정책실장)우리나라는 1년에 가스를 400억 달러 넘게 수입하고 있고, 석유는 862억 불 정도 수입을 하고 있다. 석유, 가스만 거의 1400억 달러를 수입하는 나라다. 우리 전체 수출의 25%가량 해당한다. 국내에 석유, 가스와 같은 에너지 자원이 있다고 ㅎ면 상당한 수입대체 효과가 있고, 앞으로 우리 국가 경제에 상당히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한다. 그런 차원에서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앞으로 이게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됐기 때문에 본격적인 시추를 들어가려면 상당한 예산이 필요하고, 제도 개선도 필요한 부분이다. 그래서 이 정도 중요한 사항이면 국민들께 알리고 어떤 사업을 진행하는 게 좋겠다고 정부는 판단했다.

-가장 처음 시추를 시도하는 곳이 가장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이해하면 되나.

△(곽원준 수석위원) 탐사 성공률도 고려를 하지만, 매장량의 크기, 리스크도 고려해서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제일 처음 시추하는 곳이 가장 탐사 성공률이 높은 유망구조 시추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 탐사 성공률이라는 것은 지금까지 이용 가능한 획득한 탐사 자료를 기반으로 평가를 한 것이고, 나중에 추후에 탐사 시추를 통해서 추가 정보가 얻어지면 이 탐사 성공률은 재분석을 통해서 다시 바뀔 수 있다.

경북 포항 영일만 일대에 최대 140억배럴 규모의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 미국 액트지오(Act-Geo)의 비토르 아브레우 대표가 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기자실에서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며 물을 마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최소 35억 배럴에서 최대 140억 배럴이라고 했는데, 왜 이렇게 격차가 큰 건가.

△(아브레우 고문)갭이 큰 것은 불확실성이 아직 존재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기존에 위치하고 있는 그 유정에서 저희가 탄화수소가 누적돼 있는 것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아직까지 존재하는 것이다. 저희가 추정되는 매장량을 판단할 때 암석 품질에서의 변화도 고려했다. 이 기반암이 얼마나 튼튼하고 강력한지, 그리고 얼마만큼 탄화수소가 트랩돼 있을 수 있는지 같은 요소들을 저희가 고려해서 추정 매장량을 판단하게 된 것이다.



140억 배럴이라고 하면 이 암석 내에 충분한 공극이 있고, 이 공극 사이에 충분한 양의 석유화학가스가 담겨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가장 높은 최대 수치라고 보면 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상황에서 저희가 완전하게 해결할 수 없는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갭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이 갭을 줄이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시추를 하는 것뿐이다.

-석유와 가스의 비중이 25~75%라고 했는데, 매장량과 상관없이 그 비율은 동일한 건가.

△(아브레우 고문)가장 가능성이 높은 비율을 도출한 것이다, 그런데 아직 시추를 해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여전히 불확실성은 존재한다. 저희가 석유와 관련된 시스템을 모델링을 할 때기반암에 존재하고 있는 가스와 콘덴세이트, 석유가 분출될 수 있는 가능성을 모두 고려한다. 이것을 고려해서 저희가 보수적으로 계산해서 비율을 도출한 것이다.

-액트지오는 현장을 간 적이 있는 건가.

△(곽원준 수석위원) 약간의 오해가 있는 것 같다. 물리탐사는 탐사를 할 때가 따로 있다. 보통 1~3개월 정도 탐사를 하는데, 물리탐사는 그냥 자료 취득 작업이라서 이 자료 분석하는 분들이 현장에 가실 이유가 없다. 아무런 의미가 없는 얘기다. 유망성평가는 컴퓨터에서 소프트웨어를 이용해서 기존에 한 물리탐사자료와 시추자료를 분석하는 작업이라고 보면 된다. 액트지오와 같은 유망성 기술평가 회사는 그런 작업만 한다. 물리탐사나 시추는 석유회사가 하는 일이다. 그래서 질문할 때 액트지오처럼 작은 회사가 이렇게 큰 프로젝트를 맡을 수 있냐고 얘기를 하는데, 프로젝트 자체는 석유회사가 전체를 관장하는 것이고, 그 중에 자료 해석을 하는 부분을 컨설팅 회사에 따로 맡긴 것이다.

-다른 회사가 분석해도 동일한 가능성이 나올 거라고 보는가.

△(곽원준 수석위원) 자료 해석의 문제는 사람마다 다 다를 수 있다. 그건 능력치의 문제일 수 있다. 하지만 같은 자료를 놓고 같이 디스커션을 하면 유사한 결론을 낼 거라고 판단한다.

-최대로 상업 생산이 가능한 물량은 얼마로 예상하나.

△(곽원준 수석위원) 140억 배럴의 의미는 시추 전에 물리탐사 자료를 해석해서 여기에 최대한 부종 가능할 수 있는 석유의 크기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건 시추를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다. 아브레우 박사가 아까부터 계속 강조한 것이 ‘근원암이 있고, 저류암이 있고, 덮개암이 있고, 트랩이 있다’는 것이 증며됐다는 것이다. 아직까지 모르는 것은 이 유망구조 안에 석유가 이동을 했느냐, 이동을 했으면 얼마만큼 차 있느냐는 것이다. 그것이 이 프로젝트의 가장 큰 리스크다. 이게 시추를 통해서 밝혀내야 될 문제다. 시추를 통해 매장량이 밝혀지면 그때 상업적 생산을 얼마를 할 수 있는지 얘기할 수 있다.

-관심을 보이는 글로벌 석유 회사가 액트지오처럼 업계에서만 유명한 곳인지, 아니면 글로벌 정유사로 봐도 되는 건지.

△(곽원준 수석위원)액트지오는 기술평가서비스 회사다. 이런 서비스 회사는 석유개발 탐사에 참여하지 않는다. 저희들이 얘기하는 석유회사는 이름을 들으면 다 알 수 있는 그런 큰 규모의 석유회사들이다.

곽원준 한국석유공사 수석위원이 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기자실에서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과 관련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기밀 유지 때문에 다른 회사들에게 안 맡겼다 했는데, 공개를 해도 문제가 없을 것 같은데?

△(곽원준 수석위원)어느 석유회사도 이런 평가를 여러 군데 맡기는 경우는 없다. 보통 자기 회사 기술진들로 평가를 하고 그 자체로 진행을 한다. 절대 외부에 노출시키지 않는다. 그 자료를 다른 데 자꾸 돌린다는 것은 기밀이 새어나간다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일은 없다.

-국내 검증단한테도 자문 분석을 해서 교차 검증을 한 걸로 안다. 거기에서도 액트지오사와 같은 결과가 나온 건가.

△(이현석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박사)액트지오나 석유공사가 갖고 있는 탄성파 자료, 물리검측 자료를 저희가 직접 해석해서 각각의 탐사자원량이 얼마인지를 계산한 것이 아니고, 액트지오와 석유공사가 각 도출했던 탐사자원량이 적절한 과학적 방법론에 따라서 도출됐는지에 대한 과학적 방법론에 대한 것들만 자문을 조금 했다.

-사업성은 아직 검증이 안 돼 있는 건데 시추를 해야 된다고 결심한 데는 정부나 석유공사 결정의 과정이 있었을 텐데 어떤 토론 과정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이호현 산업부 에너지정책실장) 일단 대규모 프로젝트 얘기 때문에 엄밀한 검증, 크로스 체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국내 자문단을 구성해서 이번에 액트지오가 분석한 방법이 적절했는지, 유효했는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 검증했다. 그런 차원에서 석유공사가 국내 검증단을 운영하고 있었고, 국내 검증단에서 검증했던 결과들을 정부와 같이 일단 태스크포스 회의를 통해 일정 정도 의견 수렴을 했다.

의견을 수렴한 결과 액트지오의 분석 방법은 적절했다, 그리고 탐사 자원량에 대해서는 이분들이 분석하기는 당장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확인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시추는 할 필요성이 있다는 결론을 냈다. 그래서 저희가 그 결과를 토대로 해서 정부에서도 본격적인 시추가 이제 필요하다는 정책적 판단을 할 수 있는 근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