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병원 강웅철 교수, ‘심혈관 조영술’ 심혈관 질환 진단 시 유용

by이순용 기자
2024.01.09 10:03:38

손목, 사타구니 등 통해 카데터로 조영제 주사 후 심장혈관 촬영 ... ‘심혈관 질환 치료 계획 수립 시 중요’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심혈관 조영술은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등 심혈관 질환이 의심되는 환자 진단 시 유용하다.

가천대 길병원 심장내과 강웅철 교수는 심혈관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효과적인 치료 방법을 세우기 위해 혈관 조영술로 정밀 진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심혈관 조영술은 심장혈관이 좁아졌거나 막혔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손목(요골동맥)이나 사타구니(대퇴동맥)를 통해 몸 안에 카데터(도관)를 넣어 심장혈관의 협착 유무를 평가하는 진단법이다. 카데터는 심장혈관에 조영제를 주사하기 위해 삽입되고, 이후 방사선을 조사해 심장혈관을 촬영해 진단하게 된다.

심혈관 조영술이 중요한 이유는 심장혈관의 협착 유무를 파악한 후 환자 개인에 맞는 치료 계획을 수립, 진행하는 사전 자료가 되기 때문이다. 심혈관 질환자는 질환 정도에 따라 약물이나 스텐트 치료를 진행하게 되는데 심혈관 조영술로 가장 좋은 치료 방법을 결정하게 된다.

심혈관 조영술은 인체에서 비교적 피부 표면에 위치하는 혈관인 손목과 사타구니 쪽 혈관을 활용하게 된다. 이 혈관들은 피부천자(예리한 의료기구로 피부를 칩습하는 것)를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고 검사 후 지혈도 비교적 용이해 주로 사용된다.

다만, 여러 가지 이유로 양쪽 손목과 사타구니 혈관이 가늘거나 막혀있는 경우 검사가 어려울 수 있다. 그리고 검사 전 신기능이 감소돼 있는 환자인 경우 검사 후 조영제로 인해 신기능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강웅철 교수는 “심혈관 조영술은 허혈성 심질환인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같은 질환의 진단에 있어 가장 확실하고 효과적인 진단법”이라며 “심혈관조영술 후에는 천자한 혈관에서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충분한 시간 동안 지혈 기구를 이용해 지혈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조영제로 신손상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검사 전, 후 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심혈관 조영술은 매우 유용한 진단방법이다. 하지만 동맥을 천자해 관을 넣고 조영제를 사용해 방사선 영상을 찍는 방법이기 때문에 그에 따른 부작용, 합병증이 생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여러 가지 비침습적인 검사를 먼저 시행하고 이상이 발견되는 경우 등 꼭 필요한 경우에만 시행하는 것이 좋다.

◇ 심혈관질환, 대부분 치명적… 주의 필요



심혈관질환은 심장질환과 혈관질환을 모두 포함한 질환으로 치명도가 매우 높다.

주요 심장질환으로는 ▲허혈성 심질환 ▲심부전 ▲고혈압성 심장질환 ▲부정맥 ▲판막질환 ▲선천성 심장질환 ▲심근증 등이 있다. 혈관질환으로는 뇌졸중, 말초혈관질환 등이 있다.

여러 심혈관 질환 중 가장 치명적인 질환으로는 심장에 피를 공급하는 혈관이 막혀 발생하는 급성심근경색이 있다. 심장에는 심장 자체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라는 혈관이 따로 있다. 급성심근경색은 이 관상동맥 내 동맥경화반이 파열되고 혈전이 생기면서 관상동맥이 막혀 심장 세포가 죽는 병이다. 급성심근경색이 발생한 후 2시간이 지나면 심장에 산소 공급이 중단돼 심장세포가 죽고 심장이 멈추게 된다.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해 가슴을 쥐어짜는 듯 한 고통이 10분 이상 지속되면 급히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협심증은 심근경색과 비슷하지만 정도가 다르다. 관상동맥이 서서히 막히거나 좁아지는 상태로, 혈액이 원활하게 공급되지 못할 정도로 좁아지거나 막히면 증상이 생긴다. 묵직하고 몇 분 지속되는 가슴통증이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부정맥은 심장 박동의 리듬이 깨진 상태이다. 정상이 아닌 맥박이 분당 60~100회 보다 빠르거나 늦게 뛰고, 맥이 불규칙할 수 있다. 현기증이나 심한 경우 실신, 갑작스러운 심정지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심부전은 심장의 기능저하로 신체에 필요한 혈액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숨찬 증상과 하지에 부종이 발생할 수 있다. 방치하면 심부전이 악화되거나 악성 부정맥이 생기면서 사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강웅철 교수는 “심혈관 질환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 흡연 등 전통적인 위험인자들과 과도한 영양섭취, 스트레스, 운동 부족, 가족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난다”며 이러한 요인들이 많을수록 심혈관 질환의 위험은 높아진다”고 말했다.

비교적 최근에 알려지기 시작한 희귀난치성 심혈관질환으로 폐동맥고혈압이 있다. 고혈압은 폐를 통해 산소공급을 받은 혈액이 심장을 통해 온 몸에 내보내질 때 동맥경화 등으로 인해 혈관의 탄성이 줄면서 혈관 압력이 높아지는 것을 말한다. 폐동맥고혈압은 이산화탄소를 가진 혈액이 심장에 들어온 뒤 산소공급을 위해 폐동맥으로 들어가는데 여러 가지 이유로 폐동맥의 압력이 높아지는 질환이다. 아직 대중적 인식이 낮은 만큼 질환이 진행된 뒤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늦게 발견된 경우 사망률이 높은 질환으로 대한폐고혈압학회는 폐동맥고혈압 인식 개선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