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오희나 기자
2016.10.06 10:00:17
한수원, 원전내 설치된 4개 지진계 중 대표지진계 최대 값만 공개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지난 9월12일 규모 5.8 경주지진 당시 월성1호기 벽체 지진계 최대 계측 값이 0.1585g에 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6일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윤종오 국회의원(울산 북구)이 한국수력원자력으로부터 받은 자료에서 이같은 내용을 확인됐다.
2호기 경우도 5.8 지진 때 최대값이 0.1092g로 계측돼 수동정지 기준인 0.1g를 넘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호기는 앞선 5.1 규모 당시에 벽체 X값 0.1113g, Y값 0.1140g로 계측돼 5.8 지진 전에 이미 수동정지 기준을 넘어섰다.
한수원은 “대표지진계 값이 아니기 때문에 발표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정지 기준에 활용되는 계측값들은 원전 내 설치된 지진계 중 지정된 대표지진계 2개 중 최대값이다. 경주지진 당시에는 1호기 보조건물 기초에 설치된 지진계 값 0.0981g만 발표됐다.
윤종오 의원은 “월성1호기 내진 설계값이 0.2g인 상황에서 원전내부 지진계 값이 0.1585g까지 나온 것은 우려스런 상황”이라며 “굳이 응답스펙트럼 분석을 하지 않더라도 원전가동을 수동정지하고도 남을 수치”라고 설명했다.
또, “대표지진계가 아니라는 이유로 계측 값까지 공개되지 않은 점도 문제”라며 “원전 지진계측 기준 값과 의사결정과정, 공개기준 전반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진을 관리하는 부서도 한수원 내 여러 개로 나눠 운영돼 신속한 대응이 어렵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윤 의원은 “발전처, 정비처, 설비개선실 등 내외부 지진계를 관리하는 부서부터 계측 값을 모으고 분석하는 부서들이 흩어져 있다”며 “지진 대응에는 1분 1초가 급한 만큼 통합부서를 신설하고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월성1호기에는 총 5개의 지진계가 설치돼 있으며, 이중 옥외에 설치된 장비는 위치 문제로 사용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 지진계 역시 미사용 전에는 대표지진계로 활용돼 왔다.
또, 월성2,3,4호기 정지여부를 판단하는 2호기에도 총5개 지진계가 설치돼 있으며, 특히 1호기에는 미사용 중인 옥외(자유장) 지진계가 대표지진계로 활용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한수원은 “지진가속도값(0.1585g)은 원자로건물 기초가 아닌 원자로 건물 약 20m 상단부 벽체의 지진가속도값으로, 건물상단부에서의 지진가속도값은 정지를 결정하는 값으로 사용되지 않는다”며 “건물기초(바닥)에서의 지진가속도값이 OBE(Operating Basis Earthquake) 초과여부를 결정하는 대표지진계값”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건물상부의 지진가속값은 지진파가 건물 위로 올라갈수록 증폭되는 특성으로 인해 건물하부에 비해 지진가속도값이 크게 나올 수 있어 이런 특성을 감안해 내진설계에 이미 반영돼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