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나라는 사람이 아닌 시스템이 움직이는 것"

by김현아 기자
2012.06.26 13:45:47

전경련 씽크탱크인 한국경제연구원 포럼서 조찬 강연
"이승만·박정희 시대도 냉정하게 평가해야"
"시장친화형 개입 필요..북한에는 당분간 엄격할 것"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경제인들을 만나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을 겨냥한 말을 쏟아냈다.

정 의원은 26일 오전 전국경제인연합회 씽크탱크인 한국경제연구원(KERI)이 주최한 조찬 포럼에 참석해 “광화문에 세종대왕 동상, 이순신장군 동상이 있지만 지금처럼 선거로 뽑는 체제에서 매번 이런분이 나오기는 힘들다”면서 “나라는 시스템이 움직이는 것이지 사람이 하는 게 아니라는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
그는 이날 ‘21세기 우리에게 필요한 리더십’이라는 주제로 강연하면서 차기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해 “비전과 통찰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남들이 보지 못한 통찰력을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1995년 본인이 쓴 ‘OECD 가입 반대’ 글을 언급하면서 “당시 사람들은 김영삼 대통령 프로젝트라며 반대하지 말라고 했지만 저는 가입 안 하는 게 좋고 가입하면 멕시코처럼 외환위기가 온다고 우려했었다”면서 “역시나 가입하자 바로 외환위기가 왔다”고 회상했다 .

차기 대통령의 리더십을 언급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차기 대통령은 시장경제를 잘 알아야 하며, 나눔성장에 관심을 갖고 경제를 일으키기 위한 의지를 회복시켜야 한다”면서 “이명박 정부는 초기에 비즈니스 프렌들리라는 용어를 쓰다가 직접 가격을 통제하는 등 냉탕 온탕을 심하게 왔다갔다했다”고 일갈했다.

자신이 생각하는 경제민주주의에 대해서는 대기업에 대한 출자총액제도 부활 같은 구조적 규제보다는 담합 규제 강화 등 행태규제로 충분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장원리에 부합하는 정부개입, 시장친화형 개입이 필요하며, 이는 공정거래위원회에 포괄적 행정조사권을 강화하는 것으로 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는 “대기업인 삼성, LG(003550), 현대차(005380)가 시장지배력을 남용해 국내 제품 가격이 해외보다 높다면 시정돼야 하고, 내부 거래를 투명하게 해서 회사이익의 사적 편취가 없어야 하며,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은 상당히 많은 논의가 필요하나 사회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공정임금평가위원회’ 설치도 검토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임수경 의원이 김일성을 껴안고 좋아하는 사진을 보면 조금 걱정된다”면서 “아버님은 소도 주고 쌀도 줬지만 저는 당분간 북한에 엄격할 수 밖에 없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그는 “모든 정치인이 포퓰리스트란 점은 차이가 없겠지만 그래도 차이있다”면서 “보수의 공과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야 한다.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평가뿐 아니라 이승만 박정희 시대에 대해서도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냉정한 평가를 해야 한다”고 강연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