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양효석 기자
2003.05.13 12:51:04
"향후 금리 더 내릴 수도, 올릴 수도"
[edaily 안근모 양효석기자]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13일 "앞으로 정책환경 변화에 즉시 금리정책으로 대응하겠다"며 "향후 금리는 올릴 수도 내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
박 총재는 이날 콜금리 목표를 4.00%로 25bp 인하한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한국은행의 부양정책 기준은 연간 4% 성장률"이라면서 "올 성장전망이 4% 유지되면 부양에서 손을 뗄 것이나, 다시 4% 이하가 예상되면 그 때가서 다시 부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별도의 부양책이 없다면 올해 4%대의 성장은 어렵다는 것이 한국은행의 전망"이라면서 "성장률이 3%대로 내려가면 고용대란이 우려되고 우리 경제에 대한 국민신뢰의 근본이 훼손될 수 밖에 없다"며 금리인하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박 총재는 "물가는 기름값 떨어지고 환율 하향 안정됨으로써 안정세로 개선되고 있다"면서 "연내 물가목표를 지키는 것이 어렵지 않다"고 밝혔다.
(다음은 박 총재의 기자간담회 발언 전문)
그동안 금리인하 문제를 논의하는중 외압이라는 말도 시중에 있었다. 그러나 외압은 전혀 없었다. 오늘 금통위에서 금리를 내리게 된 배경에 대해 먼저 설명하겠다.
한국은행은 불과 한달전까지 금리인하에 부정적인 정책구조를 유지해 왔다. 이유는 우리 경제의 경기 상황이 실질금리는 낮은 편이고 유동성은 충분히 풀렸다고 보는 상황인데다가 금리를 내린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설비투자를 자극하는 것이 한계적이라고 판단, 자칙 부동산 경기를 부추기는 효과가 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한은의 기본입장은 4월10일 금통위때 경제성장률을 5.7%에서 4.1%로 낮춰 발표할 당시에도 유효했다.
일주일 뒤 4월17일 재경위 출석해서 답변하는 자리에서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4.1% 이를 것이며 하반기부터 경기가 회복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에서는 경기부양을 위한 적극적인 조치는 적절치 않지만 만일 경제 경제성장률이 4%에 이르지 못하거나 하반기 경기 회복국면 조짐이 보이지 않으면 조정할 수도 있다.
4%를 마지노선으로 생각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리나라는 현재 매년 20만명의 경제활동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경제안정을 유지하자면 매년 20만명을 위한 일자리를 창출해야만 고용안정된다는 뜻이다.
20만명 경제활동인구 증가에 대응해 일자리를 제공할 수있는 최소한의 경제성장률이 4%다. 1% 내려갈시 10만명 일자리 잃는다.
이렇게 되면 고용대란의 우려가 생기게 경제에 대한 신뢰가 회손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 이러한 근거를 가지고 국회에서 답변했다. 만약 3%에 불과하다면 고용문제에 혼란이 발생한다는 인식이 있다면 다른 부분에 있어서 다소 희생이 있더라도 고용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이 한은의 기본입장이다.
4월21일쯤 두가지 돌출변수가 있었다. 첫째는 북핵보유선언으로 주식시장에 많은 영향을 줄수 있는 문제와 둘째 사스문제였다. 사스는 동남아에서 세계로 확산되는 추세에 들어가게 됐다.
우리나라는 중국과 동남아 수출비중이 30%대이다. 따라서 중국과 동남아가 사스도 오염되면 우리 경제에 충격이 오지 않을까 걱정했다. 이 변수가 생기자마자 이것이 경제성장률과 고용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분석 지시했다. 정책관련 직원회의도 소집했다.
중요한 정책은 팀장으로부터 약 20명에 이르는 관련직원이 난상토론해 결정한다. 이것도 이렇게 했다. 그 당시 영향이 클 것 같다는 조사국 보고가 있었다.
사스와 북핵문제가 예상보다 클 경우(4% 성장에 현저히 못미치거나 하반기 경기불확실성이 나타나면) 한국이 정책변경도 검토(금리인하 고려)해야 한다고 실무진에서 보고해왔다. 토론한 결과 한사람도 이의가 없었다.
이후 청와대에서 정책조정을 위해 회의, 경제성장에 큰 충격이 있을 경우 한은도 정책기조를 재검토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부총리와 대통령도 있어서 난상토론했다. 우연히 재경부에서 가지고 온 안과 수치는 차이가 있지만 내용은 거의 비슷해 의견 합의했다.
그뒤 이것을 분석해본 결과 한국은행 분석은 비교적 보수적. 사스는 성장률을 0.3%p 인하시키고, 14억달러 수출감소를 시킨다는 분석. 여기에는 북핵문제가 빠져있다. 사스문제는 한은이 제일 보수적이다.
이런 요인을 감안할때 4% 성장은 별도 부양조치가 없는한 달성이 어렵다. 따라서 금리를 내릴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물가는 기름값이 떨어지고 환율이 하향 안정됨으로서 연내 물가목표 지킬 수 있다. 통화증가율이 3월 8%에서 4월 5%로 내려가고, 부도율은 증가하고 부도기업체수는 4월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났다. 국제수지는 4월까지 경상수지 적자가 지속, 5개월 연속 이어졌으나 5월부터 개선돼 하반기 소폭 흑자 전환될 것으로 예상한다.
경기는 어렵지만 물가와 국제수지는 개선되는 방향으로 진행돼 경기와 같이 고려하면 한은은 경기쪽의 불을 끌 수 밖에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한두달전부터 부동산 문제가 불거져 투기조짐이 생겼다. 이것은 한국경제의 특이 상황이다. 불경기과 부동산 투기는 상충되는 것이다. 마치 폭한과 폭서가 같이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이같이 부동산 투기조짐문제에 당면해 어느쪽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해(부동산을 봐서는 금리인하 불가, 경기봐선 금리인하 해야) 금통위에서 장기간 논쟁이었다.
금통위에서 선택한 것은 경기과 고용을 선택했다.
한은총재인 나는 현재 강북 은평구 단독주택 20년동안 생활중이다. 그러나 10년전이나 지금이나 값 차이가 없으며 팔려고 해도 안팔린다. 살 사람이 없다. 현재 부동산 투기는 특정지역 특정계측의 부분적 현상으로 판단한다. 신행정수도 재개발에 쫓아다니는 현상이다. 이런일을 잡는데 한은 금리정책을 동원하기 보다는 세금이나 전매규제와 같은 행정조치로 특정인 특정지역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고 금통위에서 합의봤다. 정부에서 강력한 일시정책이 최근 나와 그 효과를 기대하고 귀추를 주목하기로 했다.
금리인하의 효과여부에 대해...한계가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 부동산도 마찬가지다. 금리동결하면 부동산 투기에 효과를 미치기는 역시 한계가 있기 마찬가지다.
시설투자에 효과가 적다고 보기 때문이다. 시설투자가 금리인하로 살아난다고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경기부양에는 효과가 있다. 그 이유중 하나는 우리국민에게 경제에 대한 신뢰를 불어넣어야 겠다는 것이다. 정부와 중앙은행이 경기를 살린다는 정책의지를 보여줘 국민에게 자신감 준다.
둘째는 현재 은행의 가계대출이 230조원이다. 가계대출금리는 한은 콜금리와 연동돼 가계대출금리는 하향된다. 같은 비율로 내려간다. 중기대출이 220조원이 있다. 중기대출은 금리에 대단히 민감하다. 가계 원리금상환율이 16%이다. 300만명 신용불량자가 있다. 한은의 금리인하는 230조원에 이르는 가계대출 쓰는 서민이나 중소기업자들, 신용불량자들에 직간접으로 부감경감시키며 소비부추겨 경기회복시킬 수 있는 효과 있다고 본다.
한은은 어디까지 경기부양할 것인가...4%대 경제성장유지할때 까지이다. 최소한의 고용수준은 보장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정부가 4조원 추가경정 예산과 더불어 0.25% 콜금리 인하할 경우 4% 경제성장 회복할 수 있다고 한은 조사결과 나옴.
4% 이하로 다시 내려가면 그때 상황봐서 경기부양 다시 검토하겠다.
금리를 신축적으로 운용할 필요 있다. 정책환경변화가 있을때 즉시 따라가는 것이 최선이다. 경제상황 변화에 따라 금리는 올릴수도 내릴수도 있다.
현재 한은 판단으로 경기 바닥이다. 2분기가 바닥이고 3분기부터 회복으로 본다. 사스나 북핵문제로 현재 지연되고 있다. 하반기 경기회복전망이 불투명하다. U자형이나 L자형으로 갈 것으로 본다. U자형으로 갈 가능성이 많다.
금통위에서 부동산 문제로 이의가 있었다. 그러나 결국 수렴이 됐다.
지난해 부동산 문제는 경기 상향시 나타났던 것이고 올해는 경기침체 국면에서 나타나 차이가 있다. 북핵문제에 대해선 외국에 대한 한국 평가가 달라지고 금리가 뛰고 신용재평가 문제가 발생하는 등 문제가 심각하다고 본다.
부동산에 대한 정부정책은 강력하다고 본다. 보유과세를 강화하길 바란다. 과거 모든 정부가 주장하면서도 실패했다. 현 정부가 실패할 것인지 성공할 것인지는 아직 모른다. 우리나라에서는 10%만 올린다고 해도 기득권 저항이 커 정부가 이를 뚫고 나갈 수 있을지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