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땐 1조 성과급, 회생 가니 침묵…김병주 책임론 확산
by하지나 기자
2025.03.14 08:46:21
국회 증인 출석 요구, 국세청도 세무조사 착수
신용등급 강등 알고도 CP·전단채 발행 의혹
부실경영 이어 모럴헤저드..사모펀드 악습 반복
김병주 회장 '침묵'...책임있는 조치 필요
[이데일리 하지나 김정유 기자] 홈플러스 기업회생 신청에 따른 후폭풍이 거센 가운데 MBK파트너스의 부실한 경영과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 정황이 포착되면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의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13일 국회 등에 따르면 MBK파트너스에 대한 국회와 정부당국의 전방위적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오는 18일 열리는 홈플러스 사태 긴급 현안 질의에 김 회장과 김광일 MBK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 대표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도 MBK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MBK측은 이번 조사가 정기조사라고 설명했지만 최근 홈플러스 사태를 고려한 특별 세무조사 수준의 강도 높은 감찰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조사4국은 정기조사보단 대규모 기획조사를 주력하는 곳으로 잘 알려졌다.
 |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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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홈플러스가 사실상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사전에 인지하고 기업어음(CP)과 전자단기사채 등 단기채권을 발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홈플러스 츠근 “지난 2월 25일 오후 4시경 신용평가사 한 곳의 실무담당자로부터 당사 예상과는 다르게 신용등급이 한 등급 하락하게 될 것 같다는 예비평정 결과를 전달받았으나 이를 받아들일 수 없어 다음날인 26일 오전 바로 재심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예비평정 결과를 받은 당일 82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했다. 이에 따라 일반 투자자뿐만 아니라 홈플러스 유동화증권을 판매한 증권사들은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정작 이번 사태의 핵심 인물인 김병주 회장은 두문불출하고 있다. 김 회장은 MBK의 투자심의위원회 의장으로서 유일하게 ‘비토권(거부권)’을 보유하는 등 가장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 현재 김 회장은 미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져 국회 증인 출석 역시 불투명한 상황이다. 그는 미국 국적을 보유하고 있어 강제 소환도 불가능하다. 과거에도 그는 수차례 국정감사 등의 증인으로 채택된 바 있으나 실제 출석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심지어 MBK는 홈플러스를 인수하는 데 활용한 펀드 운용으로 1조원 안팎의 성과 보수를 챙긴 것으로 전해진다. 그럼에도, 사재 출연 등 최대주주로서 사태 수습을 위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차입매수(LBO)를 통한 무리한 인수가 문제가 된 것”이라며 “이번 사태는 사모펀드가 과연 기업을 인수해 경영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구심을 들게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