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원다연 기자
2024.04.17 11:00:36
서스틴베스트 분석
행동주의 펀드 주주제안 이사선임에 집중
“집중 투표제 실시 요구 높아질 것”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의결권 자문사 서스틴베스트는 행동주의 펀드들이 단기적·일회성 요구에서 긴 호흡의 중장기 투자전략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7일 밝혔다.
서스틴베스트가 발간한 2024년 정기주주총회 시즌 리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정기주총에서 주주제안 안건을 상정한 상장기업 수는 총 34개사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8개사의 주주제안은 일반주주들이 발의한 것들이었고, 9개사는 경영권 갈등 성격의 주주제안, 나머지 7개사는 국내외 행동주의펀드의 주주제안이었다.
주주제안 안건 117건을 유형별로 보면, ‘이사·감사 선임’이 61건(52.1%)으로 가장 많았고 ‘정관변경’ 22건(18.8%), ‘현금·주식 배당’ 13건(11.1%), ‘자사주 취득·소각’ 9건(7.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행동주의 펀드들의 주주제안 대부분은 이사 선임에 집중됐다. 서스틴베스트는 “행동주의 펀드들의 투자전략이 배당 확대와 같은 단기적·일회성 요구에서 벗어나 이사회 진입 등 경영 참여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끌어내려는 다소 긴 호흡의 중장기 투자전략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엿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KT&G, JB금융지주 주총에서 집중투표제가 실시된 것과 관련해서는 “행동주의 펀드들의 성과 달성에 어느 정도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향후 기업 대상 집중투표제 실시에 대한 요구가 높아질 것으로 봤다.
다만 서스틴베스트는 “일부 사례에서 집중투표제 실시 과정에서 외국인 주주의 집중투표 표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어 집중투표제 활성화 추진에 앞서 세부적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정부의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이 실효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기업은 이사회, 특히 사외이사가 지배주주 아닌 일반주주 관점에서 경영진을 견제·감독할 필요가 있고,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는 스튜어드십 코드가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서스틴베스트도 국내 의결권 자문사로서 맡은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