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대부’vs ‘남미 트럼프’…브라질 30일 결선 투표

by김윤지 기자
2022.10.30 14:01:57

1차 투표 득표 1,2위 룰라vs 보우소나루 맞대결
여론조사선 룰라…''숨은 우파'' 가능성 배제 못해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좌파 대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노동자당) 전 대통령 혹은 ‘남미의 트럼프’ 자이르 보우소나루(자유당) 현 대통령. 브라질이 30일(현지시간) 대통령 결선 투표를 진행한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전 대통령(왼쪽)과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사진=AFP)
지난 2일 브라질 대통령 선거 1차 투표에서 룰라가 1위를 차지했으나, 보우소나루의 예상 밖 선전으로 과반 득표에는 실패하면서 1,2위 득표 후보인 룰라와 보우소나루가 다시 맞붙게 됐다. 당시 룰라는 48.4%, 보우소나루는 43.2%를 득표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선 룰라가 보우소나루를 상대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여론조사기관인 다타폴랴가 27일 공개한 조사에서 룰라는 49%의 지지를 얻어 44%를 얻은 보우소나루를 넘어섰으며, 여론조사기관 아틀라스인텔의 조사에서도 룰라의 지지율이 보우소나루를 6%포인트 앞섰다.



한때 두 사람의 지지율 격차가 대폭 좁혀지기도 했으나, 보우소나루의 지지자로 꼽히는 호베르투 제퍼슨 전 하원의원과 칼라 잠벨리 하원의원이 최근 각각 폭력 사태에 휘말리면서 보우소나루에게 역풍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물론 1차 투표 때처럼 여론조사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않았던 ‘숨은 우파 세력’들이 실질적인 표 행사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대선은 브라질 역사상 가장 극단적인 이념 대립 양상으로 주목받는다. 2003년부터 2010년까지 8년간 집권한 룰라는 퇴임 이후 뇌물 수수와 돈세탁 등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으나, 여전히 브라질 좌파 정치의 거물급 인사다. 이번에도 룰라 전 대통령은 브라질 빈곤층과 노동계급의 지원을 약속하면서, 코로나19 늦장 대응 등 현 정부의 정책 약점을 공략하고 있다.

노동자당에 대한 반발과 브라질 우파의 지지로 2018년 대통령에 당선된 보우소나루는 동성애 폄하 발언, 낙태 반대, 환경보호 방치 등으로 ‘브라질의 트럼프’로 불린다. 지난 28일 진행된 마지막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보우소나루는 재선되면 최저임금을 월 1200헤알(약 32만원)에서 1400헤알(약 37만원)로 인상하겠다는 공약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