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준비" 첨단中企 선제적 투자 '후끈'

by강경래 기자
2020.10.25 14:40:05

주성엔지니어링, 1000억 이상 들여 용인 R&D센터 완공
신성이엔지, 796억 들여 과천지식정보타운 입주 예정
케이엠더블유 R&D센터 신축, 반도체·통신 등 첨단업종
"코로나 이후 반도체 수요 증가·5G 서비스 확산 대비"

주성엔지니어링 용인 R&D센터 전경


[이데일리 강경래 기자] 주성엔지니어링(036930)은 1000억원 이상을 들여 경기도 용인시에 부지 2만 6446㎡ 규모로 R&D센터를 최근 준공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경기도 광주시 본사 내 9개 동을 운영 중이며, 이 중 R&D 공간은 7개 동에 달했다. 이 회사는 이번 용인 R&D센터 완공을 통해 R&D 설비와 함께 관련 인력을 광주 본사에서 R&D센터로 이전했다. 아울러 광주 본사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장비 생산에 특화하는 등 R&D와 제조를 이원화한다는 전략이다.

용인 R&D센터에는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의 ‘R&D 집념’이 반영됐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벤처기업가 황철주 회장은 1993년 주성엔지니어링을 창업한 이래로 현재까지 R&D에만 1조원 이상을 투입했다. 이를 통해 확보한 국내외 특허 수는 2166건에 달한다. 임직원 중 연구진은 67%에 달한다. 황철주 회장은 “용인 R&D센터에서 원자층증착장비(ALD) 등 향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공정에 있어 핵심이 될 차세대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중견·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한 대규모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렇듯 ‘포스트 코로나’ 투자는 반도체 장비와 이동통신 장비 등 첨단업종에서 두드러진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는 한편, 5G(5세대 이동통신) 인프라 투자가 본격화할 것에 대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성이엔지(011930)는 과천지식정보타운에 총 796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신성이엔지는 오는 2022년 9월 과천지식정보타운 스마트케이 완공과 함께 이곳에 입주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본사 역시 과천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신성이엔지는 과천 투자 외에 최근 122억원을 들여 전북 김제에 태양광모듈 증산을 위한 사업장을 구축하기도 했다.



신성이엔지는 이완근 회장이 1977년 창업한 이래로 반도체를 생산하는 공간인 클린룸에 쓰이는 설비에 주력해왔다. 그 결과 클린룸 핵심 장비 ‘FFU’(Fan Filter Unit) 분야에서 글로벌 점유율 1위 자리에 올랐다. 신성이엔지는 반도체 장비 이후 태양광, 공기청정기, 양·음압기 등 유관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장 중이다. 신성이엔지 관계자는 “과천 사옥 입주를 계기로 태양광과 전자 등 분야에서 글로벌 회사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장비뿐 아니라 통신장비 업체들 역시 미래를 대비한 투자에 열을 올린다. 케이엠더블유(032500)는 경기도 화성시 동탄면에 총 138억원을 들여 R&D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내년 8월에 완공할 예정인 케이엠더블유 R&D센터는 부지 2569㎡와 건물 1306㎡ 규모로 지어진다. 케이엠더블유 관계자는 “5G 통신장비에 있어 발열량을 줄이는 등 R&D 강화 차원에서 R&D센터 신축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기지국장비에 주력하는 케이엠더블유는 5G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 5G 서비스가 개화한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849억원과 1379억원에 달했다. 특히 케이엠더블유는 5G 기지국장비 핵심 장치인 ‘매시브 마이모’(Massive MIMO, 대용량 다중입출력장치)와 관련, 초소형 필터 등에 있어 독자적인 기술을 보유했다.

케이엠더블유와 기지국장비 분야에서 경쟁하는 에이스테크(088800)는 인천에 위치한 본사를 내년 상반기 중 수원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앞서 R&D 조직인 ‘5G 라디오 시스템’ 연구소는 수원 광교신도시로 지난달 이전했다. 종전 인천 사옥은 최근 셀리턴에 495억원에 매각했다. 에이스테크 관계자는 “인천뿐 아니라 서울, 수도권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새로운 거점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국내외 경기가 침체했지만, 내년에는 코로나19 영향권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 정상적인 경제 활동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전방산업 반도체 증설 투자와 함께 5G 인프라 확대 등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에 따라 관련 업체들의 수혜 역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