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경계영 기자
2015.10.21 11:16:46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최근 ‘나쁨’ 수준으로 올라간 미세먼지 농도만큼이나 국내 증시의 향방도 뿌옇다. 미국 금리 인상이 지연되리란 기대감이 커지곤 있지만 불확실성이 있는 만큼 증시 상승을 이끌 만한 확실한 동력으로 작용하진 못했다. 중국 경제성장률이 6년여 만에 7%를 밑돌긴 했지만 시장예상치를 웃돌아 지수를 끌어내릴 만한 충격적 악재로 보기도 어려웠다.
국내 증시에서도 별 다른 모멘텀을 찾기 어렵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원화 강세)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삼성전자 3분기 깜짝 실적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환율효과를 4분기에 기대하기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를 앞두고 가치주로 관심이 이동하던 움직임도 주춤하다. 결국 종목별 장세가 이어진다. 간밤 미국 뉴욕증시도 마찬가지였다. 미국 주택지표가 호조세를 나타냈지만 지수는 보합권에서 움직였을 뿐 개별 기업 실적이 주가를 좌우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매크로팀장은 “10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열흘도 채 남지 않았고 굵직한 거시지표가 대부분 나온데다 외국인 매수 규모도 줄어든다”며 “방향성이 없는 상황에서 개별 종목, 그 가운데서도 추세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지 등에 중점을 두고 살필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오늘(21일) 장세도 그렇다. 대형주가 중·소형주보다도 두드러진 강세를 나타내는 까닭은 LG전자(066570) 덕분이다. LG전자가 구글 사물인터넷(IoT) 운영체제(OS)를 도입키로 하면서 향후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3분기 실적시즌을 맞아 기업의 기본기, 실적에 관심 두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3분기 시장 기대치를 웃돈 실적을 발표한 제일기획(030000) LG화학(051910) LG하우시스(108670) LG(003550) 등이 오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연말이 다가오는 만큼 실적과 함께 주주친화정책에 대한 관심도 커진다. 포스코(005490)는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지만 국내 대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분기배당제도를 도입키로 하면서 단숨에 5% 가까이 상승하고 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미국 달러화가 약세로 반전하고 외국인 매도 규모까지 축소되면서 시장의 상승탄력이 강하진 않지만 저점이 꾸준히 높아진다”며 “코스피의 주가수익비율(PER)이 10.8배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긴 하지만 실적이 잘 나오거나 배당 등 주주친화정책이 제시된다면 주가 흐름이 견고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