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 다시 읽기)태풍주의보 내린 차스닥
by상하이지사 기자
2010.10.22 12:40:00
[이데일리 상하이지사] 차스닥시장이 9월 중순부터 시작된 하락추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상하이증시가 7월 저점을 찍은 후 27% 상승했지만, 차스닥은 같은 기간 12% 상승하는데 그쳤다. 중국 현지언론들은 최고 127배에 달할 만큼 과도하게 높은 주가수익비율(PER)과 눈 앞에 다가온 첫 상장기업 28개사의 보호예수해제를 차스닥이 부진한 이유로 보고 있다. 곧 약 5조원에 가까운 물량이 보호예수에서 해제되고, 이중 상당 부분이 시장에 출회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차스닥이 부딪힌 난관이 뭔지 하나씩 살펴보자. (편집자주)
최근 상하이 증시의 상승세가 무섭다. 지난 주에만 석탄, 비철금속, 부동산개발업 등의 대형주가 시장을 주도, 8.5% 상승했으며 이번 주에는 3000선을 넘나들고 있다.
반면 차스닥지수는 10월 들어서도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중이다. 상하이증시가 반등을 지속하는 동안에도 제자리 걸음만 하고 있다. 원인이 뭘까? 차스닥 상장기업의 올해 상반기 순익 증가율이 26%에 그쳐, 투자자들에게 성장성에 대한 실망을 안겨준 것이 원인 중 하나다. 이는 선전거래소의 전체 중소기업 순익증가율 46%에도 훨씬 못 미치는 수치다.
하지만 더 큰 원인은 대량의 보호예수해제다. 지난해 10월30일 첫 상장된 28개사의 11억9300만주, 시가총액 약 311억위안(원화 약 5조2000억원)에 달하는 물량이 11월1일 보호예수에서 해제된다.
내달 1일 보호예수 해제되는 28개사의 주식 중 상당수가 시장에 출회될 것으로 중국 현지언론들은 내다보고 있다. 현재 차스닥 상장기업 123개사의 PER은 평균 69배에 달한다. 이에 비해 선전증시는 36배, 상하이증시는 22배에 불과하다.
차스닥 상장기업들이 하이테크와 고성장성으로 대표되는 차스닥시장의 후광을 업고 과도한 대접을 받고 있는 셈이다. PER이 가장 높은 기업은 중국 대표적인 영화제작사인 화이브라더스(華誼兄弟)로 127배에 달하며 가장 낮은 기업인 홍르약업(紅日藥業)도 PER이 47.5배나 된다.
| ▲ 차스닥 기업 경영진의 잇단 사퇴를 풍자한 만평 |
|
보호예수가 곧 해제되는 차스닥 상장기업 고위 경영진들의 사퇴가 줄을 잇고 있는 것도 이들 기업의 주가향방에 대한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다. 올들어 차스닥 첫 상장기업 28개사에서 총 40명이 넘는 고위 경영진들이 줄줄이 사퇴했다. 전문가들은 고위경영진들의 사퇴는 자사의 주가가 과대평가됐다고 보고 보호예수 해제후 지분을 매도하기 위한 이들의 사전준비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사모펀드 물량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10월30일 상장한 28개사 중 22개사가 사모펀드의 투자를 받았다. 지난 10월12일 기준 전체 49개 사모펀드들의 평균 투자수익률은 755%, 실현수익만도 43억4800만위안(원화 약 7300억원)에 달하는 만만치 않은 규모다. 심지어 49개 사모펀드 중 7개 사모펀드는 10배, 2개 사모펀드는 20배가 넘는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사모펀드의 수익실현 욕구를 가히 짐작할 만하다.
게다가 사모펀드들은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가 상장 전 12개월 안에 취득한 지분의 보호예수기간을 현행 1년에서 3년으로 연장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루머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런 분위기 탓인지 최근 사모펀드의 한 관계자 역시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단기간내 차스닥 시장은 투자를 관망하는 것이 좋다"고 말하기도 했다.
11월1일 보호예수물량 해제에 따른 한 차례 태풍이 밀려오면 차스닥시장에 만만치 않은 풍파를 겪을 것이다. 이제 곧 한 돌을 맞이하는 차스닥, 아직 미래가 장미빛이라고 단언하기에는 이르다.
(글쓴이 김재현: 상하이 교통대학 기업금융 박사과정, 前 우상투자자문 연구원
email: zorba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