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양효석 기자
2010.01.06 13:28:17
[이데일리 양효석기자] 이상철 통합 LG텔레콤(032640) 부회장은 6일 "지금까지 국내 통신 3사가 걸어온 길을 답습하면 공멸의 길 밖에 안된다"면서 "통합 LG텔레콤 출범을 계기로 잃었던 한국의 IT왕국을 되찾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취임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같이 밝힌 뒤 "통합 LG텔레콤은 고객 개개인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에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 부회장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공멸의 길`을 말한 것은 어떤 뜻인가
▲일본인 저자가 쓴 `통신붕괴`라는 책을 보면, 결국 통신은 붕괴의 길로 간다고 말한다. 기술로 말미암아 그렇다고 한다. 기술발전이 스스로를 잡아먹는다고 한다. 옛날에는 통신선 하나에 적은 트래픽이 흐르면서 많은 돈을 받았다. 하지만 지금은 1000배 증가한 트래픽이지만 돈은 싸다. 물론 소비자는 이득이다. 투자대비 새 비즈모델은 점차 수익이 감소한다. 애플 아이폰을 보더라도 통신사업자 영역을 휴대폰 사업자가 빼앗기도 한다. 통신은 지금까지의 빨래줄 통신에서 바뀌지 않으면 앞날은 어렵다. 통신은 정점을 지나고 있다. 국내 통신 3사가 연간 보조금으로 8조원을 쓰더라. 이것에만 집착하고 새 서비스를 개발하지 않으면 공멸할 것이다. 어떻게하면 벗어나느냐는 이제부터 연구할 문제다.
-탈통신 프로젝트를 연내 20개 만든다고 하는데, 구체화적 계획은
▲올해 화두가 뭐냐고 누군가 묻더라. 그래서 `탈`이라고 말했다. 벗어나지 않으면 안된다. 지금까지는 빨래줄 통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벗어나기 위해선 통신이라는 기본 마인드를 바꿔야 한다. 음성전화에서 정보전화로 바뀌었다. 앞으로는 솔루션 전화로도 바뀔 것이다. 우리 마인드는 정보전화를 벗어나야 한다.
탈통신은 기본적으로 고객에서 나오지만, 내용은 고객니즈를 진정으로 알아야 한다. 고객니즈는 사람마다 다르다. 어떻게 하면 이들에게 맞는 가치줄수 있느냐. 고객스스로 자기 가치를 만들수 있게 하는게 필요하다. 탈통신은 고객이 스스로 가치를 만들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구체적인 프로젝트는 조금 더 시간을 두고 보면 알 것이다.
-4G(세대) 진화를 위해선 주파수가 중요하다. 주파수 전략은
▲1인당 데이터 사용량은 과거 대비 100배, 1000배 뛰므로 주파수가 부족한 상황이다. 아이폰 쓰는데 KT의 고민이 트래픽 증가라고 하더라. LG텔레콤의 주파수 정책은 빠른 시간에 새 주파수를 얻어 고객에서 서비스 제공하겠다는 생각이다. 정부에서도 올초 주파수 제공을 시작하리라 본다.
-올해 스마트폰 전략은
▲아이폰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 사용자 입장에선 아이폰을 보고 이런 서비스도 받을 수 있구나, 제조자 입장에선 UI가 이런 것이구나 한수 배울 수 있었다. 다만 통신사업자에게 문제는 고객-사용자-제조사-콘텐츠 회사가 통신사를 바이패스한다는 점이다. 아이툰스를 보면 그렇다. 통신사가 원치않는 비즈모델이다. 그러면서도 아이폰이 우리에게 가져다 준 영향력이 크고 고마워하는 이유는 한국이 이것을 보고 가만히 있을 나라가 아니기 때문이다. 다시한번 IT가 도약하는 계기가 되리라 본다. 이 과정에서 통신사업자는 단순히 외국 스마트폰을 들여와 가입자 늘리기에 급급하게 아니라, 한국 스마트폰 역량을 높이는데 기여하도록 하겠다.
-이종산업과의 연계사업 계획은
▲단순히 가입자를 늘리기 위한 수단으로 이종산업과의 비즈모델을 쓴다면 의미없다. 가입자는 이미 포화상태다. 순증가입자에게 들어가는 비용이 150만∼200만원이다. 이 비용을 줄이려 이종산업과의 제휴전략을 쓰면 비슷하다. 이종산업과 만나 새로운 서비스를 해야 한다. 통신-카드, 통신-의료, 통신-관광, 통신-교육이 만나 새 산업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필요하다. 경쟁사들은 카드사와 제휴도 하지만 아직 여기까지는 오지 못한듯 하다. LG텔레콤은 이것을 구상중이다.
-이동통신 요금제 전략은
▲LG텔레콤은 시작부터 양질의 서비스를 가장 저렴하게 하자는 방침이었다.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당과금제는 도입해야 한다. 다만 시기는 고려할 사항이 많다. 또 생각해 볼 문제는 초당과금제 도입하면 1인당 월 500∼1000원 절감된다. 국민 전체로 보면 연간 4500억원 정도인데, 통신료를 낮추는 것이 효율적인지, 통신료를 낮추지 않더라도 다른 방식으로 국민을 위해 쓰는 것이 효율적인지는 생각해봐야 한다. IT로 인한 효율성 증대와 비용절감이 인프라에 많이 포함되어 있다. 이에 대해 이제는 재정립해야 한다.
-유무선 통합전략은
▲FMC는 서비스가 아니다. 툴이다. 고객은 네트워크가 어떻게 얽히는지 상관 안한다. FMC를 하겠다는 것 보다는 고객이 원하는 것을 어렵지 않게 서비스 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물론 유무선 통합은 당연한 것이다. 다만 어떻게 합하고 어떤 솔루션을 넣을지는 통신사업자의 가장 큰 고민이다.
-투자 증가는 주가에 악양향을 주는 것 아닌가
▲LG텔레콤하면 3위업체로 각인되어 돈이 없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우리 돈 있다. 3사 합쳐도 부채비율이 80%다. 이번에 통합하면서 비용절감도 상당히 된다. 그래서 투자여력은 분명히 있다. 투자는 한두 차원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지 자신있을 때 한다. 자신있다. 최근 제조업체, 통신사업자, SI업체가 점차 각자의 영역을 침범하고 있다. LG텔레콤은 솔루션 회사로 나가면서 투자·인프라·서비스·솔루션을 모두 갖는 모습이 가능하리라 본다.
-브랜드 전략은
▲사명을 바꿀 예정이다. 하지만 당분간은 이대로 갈 것이다.
-유효경쟁정책 폐지 따른 전략은
▲유효경쟁정책은 쏠림현상을 방지하고 국민에게 복지를 주기 위해 했다. 공정경쟁이란 무조건 알아서 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통신은 아직도 규제산업이다. 국민이익을 어떻게 최대화 하느냐에 따라 경쟁정책이 바뀌리라 본다. 물론 LG의 덩치가 커져 이제 경쟁할만 하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과연 국민을 위하는 길인지는 정부에서도 생각하리라 본다. 그렇다고 무조건 시간을 달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 특정 서비스나 정부정책에 호응하기 위해 점진적으로 해야 한다고 본다.
-종합솔루션회사를 지향함에 있어서 통신사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보나
▲3위 사업자가 뭘 잘할 수 있느냐 보지만, 탈통신에서 보면 답이 나온다. 탈통신 하려면 갖고 있는 것을 버려야 한다. 그런 측면에선 오히려 우리가 유리하다. 우리는 버릴게 많지 않다. 예를들어 VoIP 하려면 경쟁사는 유선수입을 다 버릴 수 버릴 수 있나? 우리는 가능하다. 통신사가 제조사·SI보다 뭐가 유리한가. 첫째 인프라가 있다. 둘째 4500만명이라는 고객이 있다. 또 LG그룹 내에선 LG전자와 협력하는 것과 똑같이 삼성전자와도, LG CNS와 협력하는 것과 똑같이 삼성SDS와도 협력할 것이다.
-매출 아닌 미래가치를 강조했는데 무슨 뜻인가
▲구글의 매출은 미국내 100위가 넘는다. 그런데 시장가치는 4000억달러가 넘는 월마트와 비슷하다. 기업의 미래가 보인다는 얘기다. 기업은 미래가 있어야 산다. 통신사업자 주가가 오르지 않는 이유는 미래가 안보이기 때문이다. 주가는 매출이 올린다고 올라가는게 아니다. 우리의 방향은 진정한 회사의 가치, 미래가 보이는 회사에서 주주에게 보답할 수 있으리라 본다. 주가 예측은 못하지만, 다만 저도 주식을 살까 한다.
-퍼스널 벨류 프로바이더(PVP)란 무엇인가
▲국내 4500만 고객에 있지만, 개인별로 원하는 가치를 4500만개 만들순 없다. 이제는 고객 스스로 만들어 써야 한다. 이것을 잘하는 기업이 애플과 홍콩 PCCW다. 애플의 힘은 레드오션에 뛰어들어 메킨토시를 만들고, MP3 레드오션에서 아이팟을 만들고, 휴대폰 시장에서 아이폰을 만든 것이다. 특히 앱스토어는 고객 스스로 찾아 재밌게 놀라는 것인데, 이게 고객 스스로 가치를 만드는 일이다. PCCW의 경우도 IPTV는 단순한 TV가 아니다. 단순한 TV로 서비스를 만들었다면 고객가치를 구현하지 못한다. PCCW 보면 TV가 아닌 것으로 많이 사용한다.
-해외진출 전략은
▲휴대폰 보급이 30% 미만인 나라라면 우리의 솔루션을 갖고 진출해서 서비스 하면 된다. 이게 아니면 고객을 이해하고 하는데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외국과 제휴하는 것도 구상하지만 가까운 장래에 하겠다는 계획은 아직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