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김경준이 이명박을 속였다"

by문영재 기자
2007.12.05 16:19:52

김홍일 중앙지검 3차장검사
"김경준,다스 투자금 외자투자 처럼 꾸미려 AM파파스 임원에 전화"
"BBK사건 97% 복원..할만큼 했다"
"이면계약서 작성 당시 MB 지분 전혀 없어"

[이데일리 문영재기자] 김홍일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5일 `BBK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이번 사건을 97%이상 복원했다"며 "(수사를) 할만큼 다했다"고 수사결과에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김 차장검사는 이날 낮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청사 6층 브리핑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검찰은 기자회견에서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의 `BBK 관련 의혹` 모두를 무혐의, 불기소 처분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다음은 김 차장검사와의 일문일답이다.

- BBK 사건의 핵심쟁점인 `이면계약서` 문제에 대해 말해달라.
▲ 이면계약서의 작성일자인 2000년 2월21일 이전에 이 후보가 BBK를 100% 소유하고 있어야 하는데 이면계약서 작성 당시에는 이 후보에게 주식이 하나도 없었다.

매매대금 49억9999만5000원도 61만주로 나눠보면 8196원이라 계산이 될 수 없는 돈이다. 계약서 내용대로 BBK 주식이 LKe뱅크로 매도됐다고 하면 주주명부 개서, 회계처리, 대금 지급 등이 이뤄져야 하는데 그런 것도 이행된 흔적이 전혀 없고 김경준이 자료나 설명을 제대로 제시 못했다.

- `불구속 거래` 얘기 언제 나왔나.
▲ (김기동 부부장검사) 김경준이 문서감정 결과 나오고 2~3일전 면담을 요청해서 느닷없이 `저는 장사꾼이다`라고 하길래 무슨 말이냐고 했더니 `장사꾼은 계산이 맞아야 한다. 사문서 위조 인정할 테니 불구속으로 해달라`고 해서 어이없어서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이 과정은 변호인이 다 알고 있다.

- 김경준씨가 BBK가 자기 회사라는 걸 인정하고 있나.
▲ EBK증권중개 허가가 나서 LKe뱅크가 본격적으로 운영돼 자회사로 편입되더라도 BBK는 여전히 김경준이 100% 지분을 갖는다는 (김경준의) 자필 메모가 있다.

- 김경준씨 누나인 에리카 김이나 부인 이보라씨도 공모한 혐의가 많은데 어떻게 처리하나.
▲ 지금 말씀드릴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 그 이상 말할 수 없다.

- 수사중에 `BBK`가 찍힌 이 후보의 명함이 논란이 됐었는데.
▲ 인터뷰나 명함 등은 결국 BBK소유자가 누구냐의 문제인데 여러 증거로 객관적으로 BBK가 김경준 소유이고 이 후보가 무관하다는 것이 확인이 됐고 더이상 수사할 필요가 없어서 확인하지 않았다.



- 이상은씨의 도곡동 땅 매각대금 17억여원이 다스로 들어갔다. 도곡동 땅 수사발표시에는 `제3자 소유로 보인다`고 했는데 앞뒤가 다르지 않나.
▲ 정확히 말하겠다. `이 후보의 소유라는 뚜렷한 증거가 없다`이다. 도곡동 사건 처리하면서 "김재정씨의 지분은 김재정씨 것으로 판단되고, 이상은씨의 지분은 이상은씨의 것으로 판단되지 않고 제3자의 소유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도곡동 땅 매각대금 중 7억9200만원이 95년 8월 이상은 명의 유상증자 대금으로 다스에 들어갔고, 2000년 12월 10억여원이 다스 대표이사 가지급금 명목으로 들어갔다. 우리도 의심을 했고, 가지급금 명목은 의미가 없으니까 유상증자 관련해서 수사를 열심히 했다.

9년치 회계자료를 살펴보고, 포괄영장을 받아서 다스 명의로 개설된 모든 계좌를 추적했으며 어제 저녁까지도 관계자 소환 및 계좌추적을 했다. 도곡동 땅 매각 대금이 이상은씨 유증 대금으로 들어갔다고 해서 소유주가 다스지분 소유자와 반드시 일치하는 것 아니다. 도곡동 땅 소유주가 누구든간에 다스 소유주는 처음부터 밝혀야 한다.

- 이 후보가 김경준씨에게 속았다는 건가.
▲ 애초 김경준은 다스 투자금 중 100억을 해외 돈세탁해서 EBK 자본금 썼다는 주장을 한다. BBK 소유자가 누군지와 직결되는 문제다. 조사해보니 AM파파스 Llc는 유명한 회사다. 실제 거기에 해외투자 담당 이사 래리롱이 있다.

우리가 래리 롱과 통화했다. 결국 김경준이 두 사람을 다 속인 거다. 김경준과 이 후보측이 100억짜리 계약을 체결할 때 래리롱에게 한국에 놀러오라고 전화한다. 이 후보측에게 정상적 외자 투자처럼 꾸민 것이다.

- 김경준씨가 횡령한 총액은 얼마인가.
▲ 미측에 범죄인 인도 요청때 384억원으로 보고 했는데 다시 조사해보니 횡령으로 볼 수 있는 증거가 없는 65억원을 제외한 319억원이다.

- BBK투자자와 이 후보와의 관계는.
▲ 4억원은 장로회신학대학에서, 3억원은 이후보 친구 부인이 투자, 이후보가 7억원을 유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는 조사했으나 이후보가 유치한 것으로 확인된 것은 하나도 없다.

- 김승유 하나은행장은 왜 투자했나.
▲ 결국 투자는 풋옵션에 의해 이뤄진 거다. 누가 얘기해서 하나은행 투자가 이뤄진다는 건 결코 있을 수 없는 거다. 이 후보가 책임지겠다고 해서 풋옵션 보증책임 한뒤 5억원을 투자한 것이다.

- 에리카 김이나 이보라씨가 지명수배라고 했는데 범죄인 인도 청구하나.
▲ 지금 이 자리에서 그런 거 말씀드릴 단계 아니다.

- 수사중 김경준씨의 메모에 대해 설명해달라.
▲ 이 사건 수사를 마쳤다. 얘기는 간단한데 김경준과 이 후보간에 복잡한 응어리, 애증이 있는 것 같다. 김경준은 한국에 송환돼 공항에서 들어오면서부터 자신의 형량에 관심이 많았다. 3년이라는 형량은 검사 입에서 나간 숫자가 아니고 김씨 누나와 아내는 이미 수배가 돼 있을 뿐더러 미국의 민사소송을 우리가 어떻게 해결해주겠나. 검찰이 김씨 사건의 실체를 97% 정도 복원한 상태에서 터무니 없는 협상을 제안했다는 것은 웃긴 얘기다.

- 김경준이 검찰에 거래를 제안한 것은 한 번인가.
▲ 형량에 관심이 많았다. 수시로 형량 협상을 했다. 미국 검찰과 한국 검찰간 문화, 제도적 차이에 대해 잘 안됐던거 같다. 김경준은 예측불가능한 사람이며 상당히 치밀한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