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에 한 번 나올 사진"…피격 후 주먹 불끈 쥔 트럼프 인기

by이소현 기자
2024.07.15 09:58:57

정치 마케팅 중심에 선 피격 후 트럼프 모습
"트럼프 캠프 측 머그샷처럼 상품화 가능성"
온라인서 티셔츠 판매…"3시간 만에 2000장"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피격 후 피투성이가 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암살당할 뻔한 상황에서 주먹을 치켜든 모습이 포착된 사진이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정치 마케팅의 중심에 섰다.

13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대선 유세 도중 총격으로 오른쪽 귀를 다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호 요원들에게 둘러싸여 연단을 내려오면서 성조기를 배경으로 지지자를 향해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마켓워치는 트럼프 선거 캠페인에서도 이러한 이미지를 활용하려 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3일 오후 6시 15분께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유세 도중 피격당했다. AP 통신은 이날 오후 6시 31분쯤 성조기를 배경으로 얼굴에 피를 흘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비밀경호국 요원들에 둘러싸인 채 오른손 주먹을 번쩍 들어 보이는 사진을 공개했다.

이 사진은 트럼프 피격 사건을 상징하는 사진으로 자리 잡아 전 세계 신문 1면을 장식한 데 이어 티셔츠에 박혀 판매되고 있다.

미국의 베테랑 정치 마케팅 전문가 크레이그 아그라노프는 “그 사진은 이번 세기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장면이라는 얘기다. 그러면서 그는 해당 사진의 상품화가 이렇게 빠르게 이뤄진 것에 대해 “놀랍지 않다”며 “이것은 강력한 이미지”라고 강조했다.

미국 콜로라도에 본사를 둔 온라인 쇼핑몰 엣시(Etsy) 플랫폼에는 해당 이미지가 들어간 티셔츠가 100개 이상 판매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피격 후 무대를 떠나면서도 언급했던 ‘싸우자(FIGHT)’나 ‘절대 항복하지 마라(Never surrender)’ 문구가 포함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이번 피격 사건에 대해 “지금 이 순간, 우리가 단결해 미국인으로서의 진정한 성격을 보여주고, 강하고 결단력 있게 악의 승리를 허용하지 않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미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되고 있는 트럼프 피격 후 주먹을 불끈 쥔 사진이 담긴 티셔츠(사진=엣시 홈페이지 갈무리)


해당 사진을 가장 먼저 상품화한 곳은 중국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국 고객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하는 중국 판매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격 소식이 전해진 후 몇 시간 만에 티셔츠를 준비했다.

첫 번째 물량은 중국의 인기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타오바오에서 13일 오후 8시 40분에 판매되기 시작했다. 중국 판매자인 리진웨이는 SCMP에 “총격 사건 소식을 접하자마자 티셔츠를 인쇄도 하지 않은 채 온라인에 올렸는데 3시간 만에 중국과 미국 양쪽에서 2000건 이상의 주문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올해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는 트럼프가 당선될 확률이 더 높고,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아서 기념품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아그라노프는 트럼프 캠프 측에서 작년 8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머그샷을 공개했을 때처럼 총격 사건에 대한 상품 제작을 고려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사용하면 잘 먹힐 것”이라면서도 사상자를 낳은 사건임을 인식하고 캠프 측에서 메시지에 신중하고 민감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해당 사진 사용에는 저작권 문제가 남아 있다. 플로리다 변호사협회 전 회장인 미셸 수스카우어 플로리다 변호사는 “이번 사건이 공공 기록의 일부로 제공된 머그샷과는 다른 상황일 가능성이 있다”며, “트럼프 집회 총격 사건의 이미지는 사진 작가 또는 사진 배포 기관의 소유로 상인이나 트럼프 캠프 측은 이미지를 사용하려면 허가를 받아야 하고 보상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