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원한다면"…식음료업계, '소통' 노력 '성과'로

by남궁민관 기자
2023.08.03 11:44:35

스타벅스, 대용량 원하는 소비자들에 '트렌타' 선봬
3종에 한시 적용했음에도 보름만 40만잔 팔려나가
맥도날드 '창녕갈릭버거' 3년째 출시…상생까지 빛내
도미노도 단종·한정메뉴 재출시…"팬슈머 영향력 막강"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개인의 취향이 소비의 기준으로 자리한 최근 식음료 업계 소통 노력이 날로 강화되고 있다. 소비자들의 요청에 귀기울인 제품들을 속속 선보이고 나섰는데 이미 일부 제품들은 판매량 급증이라는 성과로 연결되며 소통의 결실을 맺는 모양새다.

스타벅스 트렌타 사이즈.(사진=스타벅스)


스타벅스 코리아는 지난달 새롭게 선보인 ‘트렌타(TRENTA) 사이즈(30oz·887㎖)’ 음료들의 누적 판매량이 보름 만에 40만잔을 넘어섰다고 3일 밝혔다.

그간 스타벅스는 국내에서 아이스 음료 기준 △톨(12oz·355㎖) △그란데(16oz·473㎖) △벤티(20oz·591㎖) 사이즈를 운영해왔다. 다만 최근 톨 사이즈 대비 상대적으로 큰 용량인 그란데와 벤티 사이즈 판매가 꾸준히 늘어났고 실제 소비자들 역시 벤티보다 대용량인 트렌타 사이즈 출시에 대한 요청이 이어졌다고 한다.

스타벅스는 이에 콜드 브루, 아이스 자몽 허니 블랙 티, 딸기 아사이 레모네이드 스타벅스 리프레셔 등 음료 3종에 지난달 20일부터 오는 9월 30일까지 한시적으로 트렌타 사이즈를 적용해 판매에 돌입해 호응을 끌어낸 것. 가장 호응을 얻은 음료는 콜드브루로 트렌타 사이즈 누적 판매량 40만잔 중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아이스 자몽 허니 블랙 티는 12만잔 가량, 아사이 레모네이드 스타벅스 리프레셔는 8만잔 가량이 팔려나갔다.

운전·기차 등 이동을 하거나 외부에서 장기간 체류하는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트렌타 사이즈 선호도가 높았다. 전국에서 트렌타 사이즈가 가장 많이 판매되는 매장은 서울역 내 위치한 ‘스타벅스 서울역사점’이었다. 장거리 이동을 위해 대용량 사이즈를 선택한 이들이 많았던 셈이다. 같은 맥락에서 전국에서 트렌타 사이즈가 가장 많이 판매된 매장 상위 100곳 중 80곳 이상이 드라이브스루(DT) 매장으로 전체 DT매장 트렌타 사이즈 판매량은 일반 매장 대비 두 배에 달했다. 또 상대적으로 소비자들의 체류시간이 긴 쇼핑몰, 백화점, 오피스, 학원가 등 입지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손정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는 “트렌타는 스타벅스가 고객과 꾸준한 소통을 이어가며 최근의 트렌드를 반영했다는 점에서 기존 상품 사이즈 업 이상의 의미가 있다”며 “향후에도 고객의 의견을 경청해 언제 어디서나 차별화된 커피 경험을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맥도날드 ‘창녕 갈릭 버거’ 2종.(사진=맥도날드)


지역 농가 상생 취지로 지난 2021년 ‘창녕 갈릭 버거’ 시리즈를 처음 선보였다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던 맥도날드는 이와 관련된 소비자들의 요청에 계속해 귀를 기울이고 있다. 대표 메뉴 중 하나인 ‘창년 갈릭 비프 버거’는 첫 출시 당시 한 달만에 160만개 판매고를 올리는 등 큰 인기를 끌었고 이후 소비자들의 지속적인 요청에 지난해 8월 재출시됐다. 맥도날드는 이에 그치지 않고 올해 신메뉴 ‘창녕 갈릭 치킨 버거’까지 더해 창녕 갈릭 버거 2종을 이날부터 다시 한번 선보이고 나섰다.

꾸준히 소비자들의 요청에 응답한 결과 매출 증대는 물론 당초 목표로 했던 지역 농가 상생도 소기의 목표도 달성한 모습이다. 해당 시리즈로 지난 3년간 사용된 창녕 마늘은 132t에 이르러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해서다.

이외에도 도미노피자는 지난달 복날을 기념해 선보였던 한정 메뉴 ‘더블 치즈 페퍼로니 엣지’를 오는 4일 정식 메뉴로 출시하기로 했다. 중복 판매 기간 전체 엣지 선택 고객의 33%가 이번 메뉴를 선택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는데 이후 소비자들의 계속된 요청에 정식 출시를 결정한 것이다. 이에 앞서 도미노피자는 2017년 단종됐던 ‘치즈 케이크 샌드 피자’를 리뉴얼 출시한 ‘치즈 크레이프 샌드 피자’로 소비자 호응을 얻기도 했다. 이 역시 소비자들의 재출시 요청에 응답해 성과를 낸 메뉴로 꼽힌다.

도미노피자 관계자는 “최근 식품 및 프랜차이즈 업계에 제품 재출시를 요구하는 팬슈머의 영향력이 강해지고 있다”며 “단순 소비자들의 불만에만 답하는 것이 아니라 빠르게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제품들까지 재출시하면서 브랜드 충성도 형성과 매출 상승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